경제

로봇 육성 기대에 23% 급등…에스피시스템스, 스마트팩토리 테마 수급에 탄력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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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육성 정책 기대와 피지컬 AI 부각으로 스마트팩토리 관련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8일 장중 에스피시스템스 주가가 20%를 웃도는 급등세를 기록하며 52주 신고가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로봇·자동화 산업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차기 행정부의 로봇 산업 육성 전망과 현대차그룹의 설비투자 확대가 맞물리며 중소형 로봇 자동화주에 모멘텀이 강화된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정책 방향과 대형 고객사의 투자 계획이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로 주목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8일 장중 기준 에스피시스템스 주가는 13,490원으로, 전일 대비 23.08% 상승 중이다. 장중 한때 14,24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고,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되돌리는 강한 반등 흐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주가는 20일 이동평균선을 가파르게 상향 돌파한 뒤 단기 저항 구간을 거래량을 동반해 넘어섰고, 현재는 장중 고가권에서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며 추가 상승 여력이 점검되고 있다.

[분석] 로봇 육성 정책 기대에… 에스피시스템스(SP Systems) 스마트팩토리주 테마 강세 흐름
[분석] 로봇 육성 정책 기대에… 에스피시스템스(SP Systems) 스마트팩토리주 테마 강세 흐름

이번 급등세의 중심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시 로봇 산업을 전략 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기대와, 인공지능 기술이 물리적 로봇과 결합하는 피지컬 AI 패러다임 전환이 자리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AI에서 산업용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설비로 관심이 이동하면서, 하드웨어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갖춘 기업이 구조적 성장 수혜주로 주목받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에스피시스템스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대표적인 스마트팩토리·로봇 자동화 수혜주로 분류되고 있다고 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매 패턴이 엇갈리고 있다. 12월 4일 외국인은 약 3만 주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거들었지만, 5일에는 소폭 순매도로 돌아섰다. 장중 급등이 나타난 이날은 개인 투자자와 특정 기관·기타 법인 등 일부 주체의 공격적인 매수세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연속적인 매수 우위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며, 장중 매매 주체와 수급 구조 변화를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에스피시스템스는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603위권의 중소형 종목이다. 상장주식수는 약 1,077만 주, 시가총액은 약 1,453억 원 규모로, 두산에너빌리티나 현대로템 등 대형 기계·설비주에 비해 몸집이 작다. 유통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테마성 이슈와 수급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라는 점도 이번 급등을 키운 요인으로 거론된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약 4.04%로, 현대로템 33.23%, 두산밥캣 36.67% 등 대형주의 높은 외국인 비중과는 대조적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낮은 외국인 비중이 오히려 추후 수급 유입 시 주가 탄력성을 키울 수 있는 여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펀더멘털 측면에서는 수익성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4년 예상 실적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실적 모멘텀보다는 정책과 산업 성장 기대에 주가가 선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PBR은 1.41배 수준으로 동종 업계 평균 범위 내에 있으나, PER은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러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의 주가 레벨이 로봇·스마트팩토리 시장 팽창과 수주 확대 가능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한 구간이라며, 향후 실적이 이를 얼마나 뒷받침할지가 관건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산업·정책 측면에서 주가의 핵심 동력은 글로벌 로봇 자동화 수요 확대와 미국 등 주요국 정책 변화다. 미국 차기 행정부가 AI에 이어 로봇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산업용 로봇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 통합을 담당하는 기업에 대한 재평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에스피시스템스는 산업용 갠트리 로봇과 물류 자동화 시스템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관련 정책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권에 있다는 시각이 형성돼 있다.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이력도 중요한 모멘텀으로 꼽힌다.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 내 전기차 공장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가속화하고,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생산 라인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자동화 시스템 공급 레퍼런스를 보유한 에스피시스템스의 수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실제 매출로 이어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키우는 요소라고 본다.

 

글로벌 기술 트렌드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요소가 적지 않다. 엔비디아가 로봇 플랫폼과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현대차그룹과 AI 로봇 분야에서 협력 논의를 이어가면서 제조 공정의 지능화·무인화를 지원하는 자동화 기업의 가치가 다시 평가받는 분위기다. 에스피시스템스는 2차전지 부품 제조, 건설, 조선 등 다양한 산업군에 자동화 솔루션 공급을 확대하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어, 특정 업종 침체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리스크 요인으로는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자사주 교환사채 발행 공시 정정명령이 거론된다. 69억 원 규모 EB 발행 관련 공시가 정정 대상이 되면서, 자금 조달이 지연되거나 조건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현재 시장은 이를 기업 펀더멘털 훼손보다는 절차적 이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단기 주가 흐름에는 큰 제동이 걸리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자금 조달의 목적과 집행 속도가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계획에 영향을 줄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추적 관찰이 필요한 대목이다.

 

테마 관점에서 에스피시스템스는 로봇, 스마트팩토리, 현대차 밸류체인이 결합된 고베타 종목으로 분류된다. 로봇 테마가 강세를 보일 때 레인보우로보틱스 등 대장주와 동조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특히 대기업 설비 투자와 관련된 뉴스가 나올 때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특징이 있다. 최근 급등 역시 로봇 테마성 자금 유입과 현대차그룹 투자 기대가 맞물린 결과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동일 업종 내 비교에서는 안정성과 탄력성이 맞바꾸는 구조가 뚜렷하다. 현대로템과 두산밥캣 등은 방산·철도, 건설기계 등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이익과 높은 ROE를 기반으로 펀더멘털 중심의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반면, 에스피시스템스는 시가총액이 작고 성장 스토리와 테마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상승장에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낙폭이 확대될 수 있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기술적 가격대와 수주 뉴스가 변수로 꼽힌다. 단기적으로는 전고점 부근인 14,000원 선안착 여부가 중요하다. 이 구간을 거래량을 수반해 상향 돌파하고 지지에 성공하면 신고가 랠리가 이어질 수 있지만, 저항에 막힐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되며 11,000원 대까지 조정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로는 현대차그룹 등 주요 고객사의 신규 수주 공시와 미국 및 국내 로봇·스마트팩토리 정책 구체화가 주가 레벨업의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으로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재무 리스크와 테마 의존도를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적자 구조가 이어지고 있어 밸류에이션 부담이 존재하고, 교환사채 관련 정정 공시 내용에 따라 단기 투자 심리가 요동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로봇 관련 테마 뉴스에 따라 주가가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 추격 매수보다는 가격 조정 구간과 수급 상황을 확인하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향후 미국 정책 방향과 국내외 설비투자 계획, 기업 실적 개선 속도가 맞물려 로봇·스마트팩토리주의 중장기 흐름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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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시스템스#현대차그룹#로봇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