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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부스터 포트폴리오 확대…휴메딕스, PLA 필러 판권 확보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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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락틱애시드 PLA 기반 필러가 국내 에스테틱 시장에서 스킨부스터 경쟁 구도를 재편할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휴온스그룹 계열사 휴메딕스가 국내 최초 PLA 필러 에스테필의 국내 공식 판권을 확보하면서, 히알루론산 중심이던 기존 주름·탄력 시술 시장에 장기 콜라겐 리모델링 개념을 전면에 내세운다. 업계에서는 스킨부스터와 콜라겐 부스터 간 경계가 옅어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메딕스는 리젠바이오텍과 에스테필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공식 유통사로서 유통과 마케팅, 판매 전반을 맡게 됐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에스테필은 비공식 유통을 차단하고 휴메딕스를 통한 단일 채널로만 공급된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제품 관리와 품질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의료진 대상 교육과 학술 지원을 체계화한다는 전략이다.

에스테필은 PLA를 원료로 하는 주사형 주름개선제다. 국내에서 처음 허가된 PLA 필러이자 글로벌 기준으로도 세 번째 상용화된 PLA 기반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 내에 주입된 PLA 입자가 체내 섬유아세포를 자극해 콜라겐 생성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며, 즉각적인 볼륨 형성보다는 중장기적인 피부 재생 효과에 초점을 둔다.

 

핵심 소재인 PLA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가 이미 의료용으로 허가한 고분자 재료다. 생체 내 존재하는 젖산을 중합해 만든 물질로 대사 과정에서 점차 분해돼 최종적으로 물과 이산화탄소로 제거된다. 기존 필러 소재에 비해 장기 잔류에 따른 안전성 우려를 줄이면서도 콜라겐 리모델링을 유도할 수 있어, 안티에이징 에스테틱 분야에서 활용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에스테필은 미세 구조 설계에서도 차별점을 내세운다. 입자가 스펀지형 다공성 구형 구조를 취해 표면에 수많은 미세 구멍이 형성돼 있으며, 이 빈 공간에 콜라겐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접촉 면적이 넓게 확보된다. 회사 측은 이 구조가 균일한 조직 반응과 보다 안정적인 생분해를 돕고, 시술 전 필수 과정인 수화 시간도 기존 PLA 계열 제품 대비 짧게 가져갈 수 있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한다.

 

에스테틱 현장에서는 PLA 필러가 기존 히알루론산 필러나 피부 장벽 강화 중심 스킨부스터와 다른 생체 반응 경로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단순 볼륨 보충이나 수분 공급을 넘어, 콜라겐 네트워크 자체를 재구성하는 개념이어서 중장기 탄력 개선과 주름 완화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분해 속도와 조직 반응 관리가 중요해 시술자 교육과 표준 프로토콜 정립이 시장 확산의 관건으로 꼽힌다.

 

휴메딕스는 이번 총판 계약을 단순 제품 확보가 아닌 에스테틱 포트폴리오 고도화 전략의 한 축으로 해석한다. 회사는 이미 히알루론산 필러 및 스킨부스터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어, PLA 콜라겐 부스터까지 라인업을 확장함으로써 주름·탄력·볼륨·재생을 아우르는 통합 안티에이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시술 병원 입장에서는 단일 파트너사와의 거래로 다양한 시술 옵션을 확보할 수 있어, 패키지 구성과 환자 맞춤 설계 측면에서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다.

 

국제 시장에서는 PLA 필러와 콜라겐 부스터가 이미 에스테틱 성형 분야의 주요 성장 카테고리로 부상한 상황이다.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일부 국가에서는 중장기 콜라겐 리모델링 제품의 수요가 확대되며, 필러 시술을 넘어 얼굴 전반의 볼륨 재설계와 피부 퀄리티 개선을 동시에 겨냥한 시술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서는 그간 제품 종류와 공급 채널이 제한적이어서 의료진 선택의 폭이 상대적으로 좁았던 만큼, 에스테필의 공식 유통 체계 정비가 전체 시장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휴메딕스는 리젠바이오텍과 그 최대 주주인 중국 에스테틱 기업 아이메이커와 협력해 에스테필 글로벌 리브랜딩도 추진한다. 제품 패키지 전면에 공식 유통사와 정품 인증 요소를 강화하고, 국내외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학술 행사와 시술 노하우 공유 프로그램을 공동 기획할 예정이다. 정품 유통망과 브랜딩을 연계해 병원과 환자 측에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리브랜딩된 에스테필은 2026년 1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미용성형학회 IMCAS World Congress 2026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글로벌 에스테틱 전문 학회에서의 공개는 유럽과 중동, 아시아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제품 인지도 제고와 동시에, 국내 제조·유통사가 참여하는 K뷰티·K메디컬 에스테틱 브랜드의 위상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규제 환경 측면에서 PLA 필러는 의료기기·의약품 경계에 위치한 인젝터블 에스테틱 제품으로서, 안전성 데이터와 체내 잔류 특성 검증이 핵심 심사 포인트로 작동해 왔다. 휴메딕스는 이번 공식 총판 체계를 통해 제조원과 긴밀하게 품질과 이상사례 정보를 공유하고,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향후 규제기관과의 소통과 신규 적응증, 추가 제품군 확장에도 기반이 될 수 있다.

 

강민종 휴메딕스 대표는 이번 계약을 국내 에스테틱 시장의 안정적인 유통 환경 구축을 위한 전략적 협업으로 규정했다. 그는 공식 유통 체계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PLA 필러와 콜라겐 부스터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휴메딕스의 스킨부스터 포트폴리오 확장이 국내 에스테틱 생태계 전반의 질적 성장을 이끌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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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메딕스#에스테필#리젠바이오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