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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 학동 사옥 개소…바이오 협업 허브로 그룹 성장 가속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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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그룹이 서울 강남구에 학동 사옥을 열며 바이오 중심 그룹 혁신의 거점을 마련했다. 분산돼 있던 주요 계열사를 한 공간에 모아 신약 개발과 글로벌 사업 전략을 통합적으로 추진하고, 디지털 기반 협업 문화를 접목해 의사결정 속도와 연구개발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HLB가 항암제 중심 파이프라인과 글로벌 임상 전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번 공간 재편이 조직 통합과 기술 시너지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LB그룹은 23일 강남구 학동에 위치한 HLB 학동 사옥을 공식 개소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진양곤 HLB그룹 이사회의장과 그룹 주요 경영진, 계열사 대표이사, 임직원이 참석했다. 학동 사옥은 연면적 9610.13제곱미터, 지하 4층과 지상 7층 규모로 조성됐으며, HLB를 비롯해 HLB생명과학, HLB제약, HLB테라퓨틱스, HLB글로벌 등 서울 소재 핵심 계열사가 입주했다.

이번 사옥은 단순한 이전이 아니라 그룹 내 바이오·제약·글로벌 사업 라인을 물리적으로 통합한 전략 거점으로 설계됐다. HLB그룹은 학동 사옥을 계열사 간 협업과 시너지 창출을 주도하는 핵심 허브로 삼고, 파이프라인 개발, 임상 전략, 라이선스 인과 아웃, 글로벌 사업 확대를 한 축에서 조율하는 구조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항암제와 희귀질환 치료제 등을 축으로 한 파이프라인을 두고, 연구개발과 사업화 조직 간 정보 흐름을 촘촘히 연결해 기술 검증과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HLB그룹은 지난해 2월 해당 건물을 매입한 이후 약 2년에 걸쳐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그룹 슬로건인 Human Life Better를 중심에 두고 Create 창의, Challenge 도전, Collaborate 협업, Concentrate 몰입, Change 변화, Communicate 소통 등 6대 핵심 가치를 설정해 각 층의 기능과 동선, 공간 구성에 반영했다. 연구개발과 임상, 사업개발, 해외 비즈니스 등 기능별 조직이 물리적으로는 분리되면서도 공용 협업 공간을 통해 유기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특징이다.

 

옥상에는 임직원을 위한 정원을 조성해 휴식과 비공식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옥 내 카페 렌토 1975는 느리게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렌토에 HLB의 창업연도 1975를 결합해 명명했으며, 장애인 바리스타와 함께 운영되는 인클루시브 워크 플레이스로 꾸몄다. 그룹은 이런 공간들을 통해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자유로운 아이디어 교류를 촉진하는 한편, 바이오 기업의 특성상 장기 프로젝트가 많은 점을 고려해 지속 가능한 근무 환경을 마련했다는 입장이다.

 

HLB그룹은 학동 사옥을 계기로 계열사 간 물리적·심리적 경계를 낮추고, 영감과 창의, 협업이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새 업무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밝혔다. 각 계열사의 전략을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 그룹의 중장기 이익과 정렬하고, 임상 단계별 전략, 파트너십 구조, 생산과 공급망 계획까지 교차 검토하는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계열사 간 기술 협업을 본격화해 후보물질 발굴, 임상 설계, 글로벌 허가 전략 등에서 통합 포트폴리오 관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HLB그룹은 계열사 단독대표 체제를 공고히 해 각 회사의 책임 경영과 실행력을 높이면서도, 사옥을 중심으로 한 협업 인프라를 통해 중복 투자와 의사결정 지연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차원의 점 선 면 성장 전략을 현장에서 빠르게 구현해, 특정 파이프라인이나 단일 사업에 집중하는 데서 나아가 관련 계열사와 시장을 면 단위로 확장하는 구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 임상, 생산, 상업화를 하나의 캠퍼스에서 엮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회사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단독대표 체제 확립을 통해 실행력과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는 그룹의 인사와 경영 기조와도 학동 사옥 개소가 궤를 같이한다고 설명했다. 진양곤 HLB그룹 회장은 새 사옥에서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도전을 응원하며 함께 성장하자고 강조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해 HLB가 한 번 더 비상하는 역사를 함께 만들자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는 HLB가 학동 사옥을 기점으로 계열사 간 연구개발과 사업 전략을 정렬하면, 글로벌 임상과 기술 수출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응집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실사용 데이터 기반 연구와 디지털 전환 등 새로운 과제가 쌓이는 상황에서, 공간과 조직을 함께 재편한 이번 행보가 그룹의 장기 성장 축을 어떻게 재구성할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산업계는 학동 사옥을 중심으로 한 HLB그룹의 협업 모델이 실제 바이오 시장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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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b그룹#hlb생명과학#hlb제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