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리클로 오토인젝터 허가…셀트리온, 자가주사 시장 공략 본격화
오말리주맙 바이오시밀러 옴리클로가 자동주사 제형을 추가 확보하며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 패러다임 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셀트리온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옴리클로 오토인젝터 제형 허가를 획득하며, 자가주사 중심의 알레르기 질환 치료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오리지널 제품에 없는 제형 옵션을 앞세운 이번 확장이 바이오시밀러 간 제형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셀트리온은 24일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옴리클로 오토인젝터 제형에 대해 식약처 추가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새로 허가된 용량은 75밀리그램과 150밀리그램 두 가지로, 모두 환자가 스스로 투약할 수 있는 자가주사형 제품이다. 기존 프리필드시린지 제형에 더해 자동주사 옵션까지 확보하면서 환자와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투여 방식이 한층 넓어졌다.

오토인젝터는 약물이 미리 충전된 일회용 자동주사기로, 버튼 조작만으로 설정된 양을 피하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일반 주사기 대비 사용법이 단순하고, 주삿바늘 노출이 최소화돼 주사 공포가 있는 환자도 비교적 부담이 적다. 특히 고정된 주입 깊이와 속도를 구현해 주사 기술 차이에 따른 약물 전달 편차를 줄일 수 있어, 자가 투여가 많은 만성 질환 영역에서 선호도가 높다.
이번 허가로 셀트리온은 옴리클로에 대해 프리필드시린지 전 용량 라인업과 오토인젝터 제형까지 모두 확보했다. 회사는 이달 초 300밀리그램 프리필드시린지 허가를 받은 데 이어, 75밀리그램과 150밀리그램 오토인젝터까지 추가해 총 4종의 제형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국내에서 오리지널 의약품 졸레어가 제공하지 않는 오토인젝터 옵션까지 포함한 구성이어서, 동일 성분 내에서 제형 선택 폭이 가장 넓어진 셈이다.
옴리클로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와 알레르기성 천식 등 다양한 알레르기 질환에 쓰이는 항체 치료제 오말리주맙의 바이오시밀러다. 오말리주맙은 면역세포 활성에 관여하는 면역글로불린E를 표적으로 하는 단일클론 항체로, 반복되는 가려움과 팽진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기존 항히스타민제나 경구 스테로이드 이후 단계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 오리지널 약물인 졸레어는 2023년 기준 글로벌 매출 약 6조4992억원을 기록하며 블록버스터 반열에 올라 있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특별한 원인 없이 6주 이상 두드러기가 지속되는 질환으로, 장기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환자가 일정 주기마다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기존 패턴은 시간·비용 부담으로 이어졌다. 셀트리온은 오토인젝터가 자가 투여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춰 잦은 내원이 어려운 직장인, 고령층, 지방 거주자 등에서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장기 유지 치료 시 만족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제형 다변화는 단순 복제 경쟁을 넘어 실제 치료 환경을 반영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일 성분·동일 효능을 전제로 할 때, 환자 편의성과 투약 환경에 최적화된 제형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시장 점유율을 가르는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레르기 질환과 같이 장기간 반복 투여가 필요한 분야에서 오토인젝터 채택 여부는 제품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해외에서는 다수의 바이오의약품이 프리필드시린지와 오토인젝터를 병행 공급하며 자가주사 시장을 키우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류머티스 관절염, 건선, 크론병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들이 이미 오토인젝터를 통해 가정 내 투약을 확산시킨 바 있다. 국내에서는 알레르기성 질환 영역에서 오리지널 오말리주맙이 오토인젝터를 제공하지 않는 가운데, 셀트리온이 옴리클로로 먼저 자동주사 제형을 선보이면서 글로벌 확장 시 제형 경쟁 우위를 어느 정도 선점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규제 측면에서 오토인젝터 허가는 약물 자체의 동등성뿐 아니라 장치 안전성과 사용성 평가가 동시에 요구된다. 약물이 정확한 용량으로 주입되는지, 일반인이 설명서만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기준 충족이 필수적이다. 셀트리온이 식약처로부터 오토인젝터 제형 허가를 받으면서 향후 미국과 유럽 등 규제 강도가 높은 시장에서도 관련 데이터와 경험을 기반으로 허가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옴리클로 오토인젝터 허가로 국내 환자에게 오리지널에서 제공하지 않는 자가주사 옵션을 추가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며, 프리필드시린지 전 용량과 오토인젝터 2종을 갖춘 폭넓은 제형 구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시장이 고가 바이오의약품과 제형 혁신을 축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셀트리온이 옴리클로를 통해 어떤 상업적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계에서는 환자 중심 제형 경쟁이 실제 처방 패턴을 어디까지 바꿀지,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향후 다른 바이오시밀러 포트폴리오에도 확산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