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MLCC 이형필름 수요 확대에 7%대 급등…코스모신소재, 외국인 매수에 추세 전환 시도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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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CC용 이형필름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코스모신소재 주가가 단기 급반등에 나서며 투자자 관심이 커지고 있다. 2차전지 양극재 부문의 부진에도 전자소재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면서 실적 방어에 기여하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가 결합되며 수급 개선 흐름이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향후 전기차 수요 회복과 반도체·AI 서버 투자 지속 여부에 따라 주가 방향성이 좌우될지 주목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2월 8일 장중 기준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54,600원으로 전일 대비 7.91% 상승 중이다.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의 핵심 재료로는 반도체 및 AI 서버 시장 확대에 따른 MLCC용 이형필름 수요 증가 기대, 여기에 외국인의 저가 매수 유입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신규 MLCC 고객사 확보 가능성이 향후 주가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MLCC 수요 확대에… 코스모신소재 2차전지주 수급 탄력 강화
[분석] MLCC 수요 확대에… 코스모신소재 2차전지주 수급 탄력 강화

기술적 흐름도 개선 분위기다. 코스모신소재 주가는 최근 바닥권에서 강하게 되돌리며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했다. 지난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5만 원 초반대에서 지지선을 다진 뒤 위로 튀어 오르며 변동성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기술 분석 측면에선 이 구간이 이중 바닥 패턴을 탈피해 추세 전환을 시도하는 구간으로 해석되고 있다.

 

업종 내 상대적 강세도 눈에 띈다. LG화학,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2차전지 소재주는 보합권이나 소폭 상승에 그친 반면, 코스모신소재는 7%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수급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가총액 1조 7,750억 원, 코스피 211위 규모의 중형주로 상장주식수는 약 3,251만 주다. 외국인 지분율은 5.38%에 불과해 경쟁사 대비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신규 수급 유입 시 주가 탄력이 커질 수 있는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PER은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돌아 성장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상태라는 평가도 병존한다.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은 최근 한 달 코스모신소재 반등의 ‘트리거’ 역할을 했다. 일부 거래일에는 차익 실현성 매도가 나오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저점 매수 기조를 유지하며 물량을 흡수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외국인 매수가 강화될 때마다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승 폭을 키웠고, 매도 전환 시 단기 조정이 나타나는 등 수급과 주가가 동조화되는 패턴이 뚜렷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기초 체력과 밸류에이션을 놓고 보면 기대와 부담이 동시에 존재한다. 2025년 3분기 코스모신소재의 매출은 1,053억 원, 영업이익은 1억 원대로 영업이익률이 0.13%에 그치며 수익성이 크게 둔화됐다. 전기차 업황 부진 여파로 양극활물질 공장 가동률이 10%대 초반까지 떨어진 데다, 대규모 설비투자로 인한 이자 비용이 전년 대비 급증한 영향이 겹쳤다. 반면 부채비율이 50%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어 재무 구조 자체는 업계 상위권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가 컨센서스는 여전히 우호적이다. 주요 증권사는 코스모신소재에 대해 투자의견 4.0점 수준의 ‘매수’를 유지하고 있으며, 목표주가는 56,667원으로 제시됐다. 현재 주가가 목표가에 근접해 가는 만큼 향후 실적 가시성이 어떻게 개선되는지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부가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상장주식수 3,251만 주 가운데 유통 물량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거래량 확대가 필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적과 주가를 동시에 흔드는 핵심 변수는 전기차 이차전지 양극활물질 사업과 MLCC 이형필름 사업의 온도차다. 전기차 시장의 캐즘 구간 진입으로 양극재 수요가 둔화되며 실적을 압박하는 반면, MLCC 이형필름은 반도체·AI 서버 투자 확대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는 영역으로 부각된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캐즘에 따른 양극재 부진을 전자소재 부문 성장이 상쇄하는 구조가 부각되면서, 저점 매수세가 유입되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코스모신소재는 최근 노후 기숙사를 철거하고 ‘코스모 이노베이션 스페이스’를 구축하는 등 인재 육성 인프라 투자를 통해 중장기 성장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AI 서버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라 MLCC 이형필름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코스모신소재가 단순한 2차전지 소재주를 넘어 반도체 사이클 수혜주로 재조명받는 점이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단기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 3분기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는 전기차 업황 부진에 따른 양극활물질 공장 가동률 저하가 지목된다. 가동률이 10%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이자 부담이 확대되며 이익 체력이 크게 약화된 모습이다. 회사는 연말까지 가동률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으며, 시장은 현재의 낮은 이익보다는 가동률 회복과 신규 고객사 확보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주가를 평가하는 분위기다.

 

사업 구조 측면에선 양극활물질과 MLCC 필름이라는 투트랙 전략과 모회사 코스모화학과의 수직계열화 계획이 주목받고 있다. 원료부터 소재 완제품까지 벨류체인을 내재화해 관세 및 조달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전략은 중장기 경쟁력 제고 요인으로 거론된다. 두 사업 부문이 서로 다른 산업 사이클에 노출돼 있어, 특정 산업이 부진하더라도 다른 부문이 실적을 보완하는 구조를 갖춘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포트폴리오 덕분에 코스모신소재는 경쟁사들이 적자로 돌아선 구간에서도 2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온 것으로 분석된다.

 

거버넌스 이슈는 변동성을 자극하는 변수로 남아 있다. 회사는 대규모 자금 조달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오너 개인회사와 연관된 자금 이슈가 불거지며 일시적인 투자심리 악화를 겪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해당 사안이 장기 추세를 훼손할 수준의 악재로 확대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향후 자금 조달의 투명성과 실제 투자 집행 결과, 그리고 그 효과가 신규 설비 투자와 가동률 회복으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되는지가 재평가 여부를 가를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테마 측면에서 코스모신소재는 2차전지 양극재 관련주이자 MLCC 반도체 소재 관련주라는 이중 성격을 갖고 있다. 최근 전기차 관련주 반등 국면에서 상위권 상승률을 기록한 배경도 이러한 이중 테마 구조에 힘입은 측면이 크다. 향후 테마 강세 지속 여부는 전기차 수요가 바닥을 통과했다는 신호가 나오는지, AI 하드웨어 투자 열기가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 등 거시 환경 변화에 좌우될 전망이다.

 

동일 업종 내 비교 시 코스모신소재는 수익성 방어 능력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나, 높은 PER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은 뚜렷한 약점으로 꼽힌다. 경쟁사들이 전기차 캐즘 구간에서 적자로 전환하는 가운데 흑자를 유지한 점은 경영 효율성과 사업 포트폴리오 효과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현재의 주가 수준은 향후 실적 개선 속도와 궤를 같이할 가능성이 높아,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투자 전략 측면에서는 가격대별 지지·저항선이 중요하다. 단기적으로는 5만 6,000원 선 돌파와 안착 여부가 추가 상승의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최근 한 달 수급 흐름상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며 해당 가격대를 지지한다면 전고점을 향한 추가 반등 시나리오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5만 2,000원 선을 하회할 경우 단기 조정이 심화될 수 있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중기적으로는 양극재 가동률 회복 데이터가 실제로 확인되는 시점까지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과 함께, 거버넌스 관련 노이즈 재발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전기차 시장의 수요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디다면 가동률 목표 달성이 지연될 수 있고,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마진율 변화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향후 정책 방향과 글로벌 전기차·반도체 수요 흐름, 그리고 회사의 설비 투자 집행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신중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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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신소재#mlcc#2차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