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품목허가 신청…휴온스랩, 피부치료 시장 공략 나선다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기술이 미용·피부·통증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휴온스글로벌 자회사 휴온스랩이 내년 하반기 국내 허가 획득을 목표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의 상용화 막바지 단계에 진입하면서, 기존 수입 중심이던 고가 효소 제제 시장 구조에 변화가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품목허가 신청을 국산 독자형 히알루로니다제 경쟁 구도의 분기점으로 보는 분위기다.
휴온스랩은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주사제 하이디자임주 HLB3-002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회사는 허가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하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이디자임주는 천연형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를 주성분으로 한 주사제이며, 휴온스그룹이 보유한 약물 확산 플랫폼 기술인 하이디퓨즈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품목허가 신청은 건강한 성인 24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 결과를 근거로 한다. 임상시험은 건국대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중앙대병원 등 4개 의료기관에서 수행됐다. 휴온스랩에 따르면 안전성과 내약성을 평가한 결과 중대한 약물이상반응인 SAE는 관찰되지 않았고, 통계적으로 설정한 주요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제형 안전성과 반복 투여 시 내약성이 검증되면서 초기 임상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안전성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하이디자임주는 미국 할로자임이 개발한 오리지널 의약품 하일레넥스와 동일한 아미노산 서열을 갖는 독자형 스탠드얼론 제품이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피부와 피하조직에 존재하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해 조직 간격을 느슨하게 만들고, 이를 통해 다른 약물이 피부나 피하조직으로 더 잘 침투하도록 돕는 효소다. 휴온스랩은 인간 유래 서열을 기반으로 재조합 방식으로 생산해, 동물 유래 효소 대비 면역 반응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이디퓨즈 기술은 주로 정맥주사로 투여되던 약물을 피하주사 제형으로 전환하는 데 활용되는 약물 확산 플랫폼이다. 히알루로니다제로 피하조직의 히알루론산 장벽을 일시적으로 분해해 약물이 조직 내에서 빠르고 넓게 확산되도록 유도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대용량 정맥주사 제형을 소량 피하주사로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며, 투약 시간 단축과 의료진 업무 부담 감소, 환자 편의성 향상이 기대된다. 휴온스랩은 하이디자임주가 하이디퓨즈 플랫폼의 핵심 효소로 활용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휴온스랩은 하이디자임주 출시 후 활용 범위를 성형, 피부, 통증 및 부종 치료 영역으로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필러 시술 부작용 시 해독제 형태로 쓰이거나, 국소 마취제와 병용해 마취 범위를 넓히는 용도, 항암제나 면역항암제의 피하주사 전환 확산제로 응용하는 방향이 대표적이다. 병원과 클리닉 입장에서는 특정 약물의 투여 경로를 정맥에서 피하로 바꾸면 입원 시간을 줄이고 외래 중심 투약이 가능해져 의료 자원 효율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자 측에서도 긴 정맥주사 대신 짧은 피하주사로 동일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치료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히알루로니다제를 활용한 피하주사 제형 전환 경쟁이 진행 중이다. 할로자임은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을 앞세워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를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상업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국내에서는 휴온스랩이 인간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를 자체 개발해 품목허가를 신청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국산 독자 플랫폼이 시장에 안착하면, 글로벌 제형 전환 파트너십 모델을 벤치마킹한 기술 수출 또는 공동 개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품 개발과 제조는 휴온스그룹 내 계열사 협업 구조로 진행됐다. 원료의약품인 DS는 휴온스 자회사 팬젠에서 생산했으며, 공정 검증인 PV와 장기 및 가속 안정성 시험을 수행했다. 완제의약품인 DP는 휴메딕스가 담당해 완제 기준 PV와 안정성 평가를 마쳤다. 휴온스랩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화학 제조 품질관리 자료인 CMC를 정리해 이번 품목허가 신청에 반영했다. 그룹 차원에서 DS와 DP 전 과정을 내재화해 생산비와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식약처의 허가 심사 과정에서는 임상적 안전성과 효능뿐 아니라 재조합 단백질 제제 특성에 맞춘 품질 관리 체계와 제조 공정 일관성이 핵심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배치 간 변동성 관리, 불순물 프로파일, 장기 안정성 자료가 까다롭게 요구되며, 생산 설비와 공정이 국제 기준에 맞는지 여부도 심사 대상에 포함된다. 휴온스랩이 그룹 내 CMO 기능과 연계해 공정 검증과 CMC 패키지를 확보한 것은 이런 규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적재산권 확보 전략도 병행되고 있다. 휴온스랩은 지난해 7월 히알루로니다제 생산 방법에 대한 국내 특허를 등록했다. 동시에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 같은 기술에 대한 특허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완제의약품인 하이디자임주 조성물과 용도에 대한 국내 특허 등록을 마쳤고, 국제 특허 조약 PCT 출원도 마무리했다. 생산 공정부터 제형, 적용 용도까지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향후 제형 전환 서비스와 기술 수출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다.
임채영 휴온스랩 바이오연구소 전무는 하이디자임주 품목허가 신청이 회사 기술로 개발한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의 임상적 안전성과 제조 적합성을 종합적으로 입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휴온스그룹의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허가 이후 제품 발매 단계까지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산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가 본격 상용화되면 미용·피부과 중심 시장을 넘어 정맥주사 의존도가 높은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희귀질환 치료제 영역으로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질 가능성에 주목한다. 동시에 고가 플랫폼 로열티 구조를 내재화 기술로 대체하려는 국내 제약사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 있다. 산업계는 휴온스랩의 하이디자임주가 허가 관문을 통과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국산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이 글로벌 제형 전환 경쟁 구도에서 어떤 역할을 차지하게 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