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씨 아래 숲길을 걷다”…구미 자연휴양지, 도시인의 숨 고르기
요즘 흐린 날씨에도 숲길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맑은 날만 고른다면, 지금은 흐린 하늘아래 자연에서의 온전한 쉼이 일상이 됐다.
8일 오전 경상북도 구미의 하늘은 희뿌옇게 흐렸지만, 이른 가을 아침을 맞이한 숲과 자연휴양지엔 여유로운 발길이 이어졌다. 낙동강을 품은 도시 구미, 그 곁의 금오산과 구미에코랜드, 다온숲, 옥성자연휴양림은 각각의 방식으로 방문객을 부른다.

구미에코랜드는 산림문화관과 모노레일, 짚코스터, 목공예 체험 등 풍성한 즐길거리로 가을 아이와 함께 찾는 가족, 자연에서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고 싶은 이들에게 반가운 공간이다. 산길을 달리는 모노레일과 숲 해설 프로그램이 주는 특별한 경험은 SNS 후기를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한 방문객은 “흐린 날에도 숲이 주는 신선함이 도시에선 쉽게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다”라고 표현했다.
금오산케이블카에 오르면 한눈에 담기는 구미의 푸른 숲과 기암괴석 풍경, 정상 부근에서 만나는 바람과 시야가 답답함을 날려보낸다. 실제로 기자가 케이블카에 올랐을 때, 날씨가 흐려도 안개 사이로 드러나는 전망에 마음이 차분해지는 이유를 느꼈다.
옥성자연휴양림은 황토 숲속집과 저수지, 아늑한 수변데크 등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사랑받는다. 산책로와 등산로를 따라 걷다보면 잎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일상의 피로를 씻는다. “작은 자연관찰원과 숲속교실 덕분에 아이와 손을 잡고 산림을 배우는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부모들의 후기에도 공감이 쏠린다.
구미 다온숲은 잘 정돈된 산책로와 깔끔한 뷰로 조용하지만 단단한 팬층이 있다. 고요한 숲속 길, 계절마다 달라지는 밤공기와 풀내음은 평소엔 잊기 쉬운 ‘쉼’의 가치를 일깨운다. 최근 각종 커뮤니티엔 “구미의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가벼워진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자연이 가까이에 있다”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전문가들은 “자연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일이 심신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숲에서의 하루는 마음에 새로운 여백을 만든다”고 조언한다.
숲과 가까워지려는 작고 사소한 발걸음이지만, 그 안엔 바쁜 도시 생활 속 나를 다독이는 느린 숨결이 담겨 있다. 흐린 하늘 아래, 구미의 숲길은 오늘도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