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도 종묘도 지키겠다"…정청래, 오세훈 한강버스·종묘 재개발 정면 비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강버스와 종묘 재개발을 둘러싸고 맞붙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7개월여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를 최대 승부처로 규정하면서, 여야의 서울 민심 쟁탈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은 25일 서울에서 천만의 꿈 경청단 출범식을 열고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향한 조직 정비에 나섰다. 이날 행사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 중인 한강버스 사업과 종묘 인근 재개발 계획을 놓고 야당의 공세가 집중됐다.

출범식에는 정청래 대표와 장경태 서울시당위원장을 비롯해 박홍근 의원, 서영교 의원, 박주민 의원, 전현희 의원, 홍익표 전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당 지도부와 잠재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서울 공략을 위한 전면전을 예고하는 자리로 해석됐다.
정청래 대표는 축사를 통해 오세훈 시장의 핵심 시책을 정조준했다. 그는 종묘 인근 재개발 논란을 언급하며 "종묘는 조선의 핵심 정수 그 자체이며, 이런 종묘를 보존해야 한다는 서울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 문화재와 역사 보존을 강조하며,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어 한강버스 사업을 거론하며 "임금은 치산치수에 성공해야 하는데 한강을 오가는 한강버스를 보고 서울시민들은 한 많은 버스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변 교통 인프라 확충이라는 명분과 달리 시민 체감도와 안전성, 재정 효율성에 대한 의문이 크다는 점을 부각하는 발언이었다.
정 대표는 천만의 꿈 경청단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한강도 지키고 종묘도 지키고 서울시민이 아파하는 곳곳을 골목골목 구석구석 찾아가는 천만 경청단이 출범했다"고 밝히고, "경청에서 그치지 않고 경청하는 가운데 문제 해결의 열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민원 청취를 넘어 정책 대안 마련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현장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청단 활동에 힘을 보탰다. 그는 "국민권익위원장으로 일할 때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애로와 애환을 들으면서 문제를 쉽게 해결했고 많은 국민들이 기뻐한다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정치와 행정의 본류가 여기에 있다"고 말해, 경청과 협의를 앞세운 시정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경태 서울시당위원장은 오세훈 시장을 정면 겨냥한 표현을 사용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는 "세간에 또세훈이란 말이 들린다. 또 오세훈이야, 또 사고야라는 의미"라고 말하며, 오 시장의 정책 추진 방식을 비판했다. 이어 "맥락도 없는 종묘 앞 재개발, 항상 사고뿐인 한강버스, 전혀 신통하지 않은 신통개발 등으로 인해 또세훈이야라는 말을 국민들이 하는 것 같다"고 직격했다.
장 위원장은 서울의 위상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정치의 중심은 항상 서울이라는 말을 많이 했는데, 요새는 경기도가 더 세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울이 위축되고 있다는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나은 서울을 위해 열심히 뛸 테니 경청단에서도 노력해달라"고 당내 구성원들의 동참을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출범한 천만의 꿈 경청단을 중심으로 서울 각 지역을 순회하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내년 서울시장 선거 공약과 시정 비전을 구체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의힘과 오세훈 시장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한강버스와 종묘 재개발 등 핵심 사업을 둘러싼 공방은 향후 서울시의회와 중앙 정치권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서울 표심을 선점하기 위한 조직·정책 행보에 속도를 내면서, 여야는 한강 개발과 도심 재개발, 역사 보존을 둘러싼 노선을 두고 거센 충돌을 이어갈 전망이다. 정치권은 경청단 활동과 서울시의 정책 추진 상황을 지켜보며, 향후 정기회와 지방선거 국면에서 보다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