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맞잡으며 협치 의지 확인”…이재명 대통령, 정청래·장동혁 첫 공식 악수 주선
정치적 긴장 속 여야 대표가 대통령실에서 마주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이재명 대통령의 초청으로 13일 만에 공식 석상에서 악수를 하며, 잦아들지 않던 갈등의 실마리를 모색했다. 대통령의 ‘화합 드레스 코드’와 적극 중재, 그리고 여야 대표 간 익살 섞인 첫 대화가 정국 안정의 신호탄이 될지 정치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날 정오 서울 용산 대통령실 10층 연찬장. 이재명 대통령은 파란색과 빨간색, 흰색이 어우러진 ‘통합 넥타이’를 매고 연찬장에 직접 들어서 장동혁 대표와 먼저 인사를 나눴다. 이어 정청래 대표에게도 손짓하며 악수를 청했고, 정 대표는 마침내 장 대표의 손을 맞잡았다. 지난달 26일 장동혁 대표 당선 이후 13일 만이며, 정 대표가 “내란 세력과 악수하지 않겠다”고 한 취임 발언 이후 37일 만의 변화였다.

두 대표의 악수는 대통령의 ‘기념사진 제안’ 속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자리마다 각 당의 상징색 넥타이가 눈길을 끌었고, 이재명 대통령은 “손을 잡고 사진을 찍으면 어떻겠느냐”고 권유했다. 이에 장 대표가 “정 대표님과 악수하려고 마늘과 쑥을 먹기 시작했는데, 100일이 되기 전 악수해줘서 감사하다”고 농담을 던지자 좌중은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 “잘 살펴봐 줬으면 한다”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온화하게 전했다. 정청래 대표는 장 대표의 당선 인사를 건네며 “오늘처럼 다음에도 좋은 만남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오늘은 대통령께서 ‘하모니 메이커’가 되신 것 같다. 장 대표님과 악수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다만 정청래 대표는 “비상계엄에 대해 책임 있는 세력은 국민께 진정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며 비판적인 입장도 숨기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여야 대표에게 “여당이 더 많이 가졌으니 더 많이 내어주라”고 중재했고, 정 대표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장 대표에게는 “대표님 말씀에 공감 가는 게 많아 많이 도와줄 것 같아 안심된다”고 덧붙였다.
오찬에는 각 당 비서실장과 수석대변인, 대통령실 참모들이 동석하며, 테이블에는 화합을 상징하는 비빔밥과 소고기 양념구이 등이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 후 정청래 대표의 발언에 반론할 기회까지 장동혁 대표에게 다시 제공했다. 장 대표는 “이런 게 협치”라며 “여당과 한번 대화할 때 야당과 두 번, 세 번 대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찬 이후에도 이재명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는 30분간 별도 회동을 이어가며, 당분간 협치의 뜻을 재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국회는 이날 여야 관계 개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향후 정기국회 일정 속 협상 구도와 민생법안 논의에 정치권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