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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에 막힌 13조 시장”…산도스, 아일리아 시밀러 출시 합의
IT/바이오

“특허에 막힌 13조 시장”…산도스, 아일리아 시밀러 출시 합의

신민재 기자
입력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시장이 미국 특허 분쟁으로 막혀 있던 가운데, 스위스 제약사 산도스가 오리지널 개발사 리제네론과의 합의에 성공했다. 아일리아는 연매출만 13조원(95억 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이번 합의는 미국 바이오의약품 시장 개화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국내 주요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미국 시장 진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산도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의 특허 분쟁을 리제네론과 합의해, 내년 4분기 또는 그 이전에 미국에서 제품 출시가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미 지난해 8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엔지부’에 대한 시판승인을 받은 상태다.

아일리아는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주요 안과질환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바이오시밀러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품질, 효능, 안전성이 사실상 동등한 복제약을 의미한다. 바이오의약품 대형 특허의 만료 시점에 맞춰 다수 기업이 경쟁적으로 진입을 노려왔지만, 현재 미국에서는 기존 물질특허 외에도 제형특허(2027년 만료) 등 후속 특허로 오리지널사의 시장 방어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제로 리제네론은 지난해 8월 미국 연방지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 최근까지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묶고 있었다. 산도스가 합의를 통해 출시에 근접한 데 비해, 삼성바이오에피스(‘오퓨비즈’)와 셀트리온(‘아이덴젤트’) 등은 이미 FDA나 유럽, 국내 허가를 받은 상태임에도 미국 내 판매가 보류되고 있다. 현재 암젠만이 특허 회피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국내 시장도 상황은 유사하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출시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아필리부’ 역시, 국내 판권사 바이엘이 제기한 특허침해금지 가처분이 인용되며 판매가 중단됐다. 셀트리온은 법적 분쟁 속에서도 국내외 시판을 이어가고 있다. 알테오젠, 삼천당제약 등의 추가 국내사 역시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으나, 특허 장벽은 여전히 큰 변수로 남아 있다.

 

황반변성 등 주요 안과질환은 시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 있는 질환으로, 아일리아와 같은 항체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오리지널사와 바이오시밀러 기업 간의 특허 분쟁과 합의 과정이 안과 치료제 시장 전체의 가격·접근성·혁신 경쟁 구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이번 산도스-리제네론 합의는, 향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들의 진입 전략뿐 아니라, 특허 소진 이후 바이오의약품 시장 재편에도 주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가 실제 시장 구조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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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스#아일리아#삼성바이오에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