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마 고성능 전략”…제네시스 10년, 럭셔리 전환점→글로벌 확장분수령
제네시스가 출범 10주년을 맞아 프랑스 르 카스텔레 폴 리카르 서킷에서 마그마 월드 프리미어를 열고 첫 양산형 고성능 모델 GV60 마그마를 공개하며 브랜드 전략의 새 축을 제시했다. 제네시스는 마그마 라인업을 통해 전동화 시대의 스포츠카 영역에서 성능과 감성이 교차하는 럭셔리 고성능 포지셔닝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고, 2030년 목표 판매 35만대 가운데 약 5퍼센트를 마그마 라인업이 담당하도록 설계했다. 현대자동차 사장 호세 무뇨스는 행사장에서 제네시스를 가장 빠르게 성장한 럭셔리 브랜드로 규정하며 마그마야말로 그 정점에서 미래 성장을 이끌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주도로 독립 럭셔리 브랜드로 분리된 이후, 독자 디자인과 상품 기획 체계를 갖추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 왔다고 평가된다. 출범 직후 플래그십 세단 G90을 선보여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렉서스가 점유하던 고급차 시장에 도전했고, 2016년 G90 수출과 G80 출시, 2017년 GV80 콘셉트와 G70 투입을 거치며 라인업을 세단과 SUV로 촘촘히 구성했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브랜드 론칭 현장에 직접 나섰던 정 회장은 “새로운 도전의 이유는 고객에 있다”고 밝히며 프리미엄 전략을 고객 경험 중심으로 설명한 바 있다. 미국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후원과 2018년 제네시스 강남 전용 전시장 개관은 고유의 오각형 그릴과 조형미를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 경험 플랫폼으로 기능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제품 포트폴리오는 2020년 GV80과 GV70 출시로 본격적인 SUV 체계를 갖추면서 양적 성장의 전기를 맞았다. 같은 해 제네시스는 글로벌 연간 판매 10만대를 처음 넘어섰고, 2021년에는 G80 전동화 모델과 GV60을 추가해 전동화 전환을 가속했다. 유럽과 중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병행한 결과 글로벌 누적 판매는 50만대를 돌파했고, 2023년 8월에는 8년 만에 100만대를 넘어섰다. 럭셔리 브랜드 가운데 최단 기간에 도달한 기록으로, 현대자동차 글로벌 누적 판매에서 제네시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5퍼센트를 넘어섰다. 이는 도요타가 렉서스를 통해 같은 비중에 도달하는 데 32년이 걸렸던 사례와 대비되며, 한국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 속도를 상징하는 지표로 해석됐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해 제품 외적 경험도 지속적으로 확장했다. 2022년 스코티시 오픈 타이틀 스폰서십 후원과 서울 신라호텔 내 제네시스 라운지 개관은 골프와 호텔을 매개로 한 고급 라이프스타일 접점을 강화한 시도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후원을 통해 제네시스가 단순 이동수단이 아니라 특정 라이프스타일과 미학을 공유하는 고급 브랜드로 스스로를 위치시키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와 동시에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전용 전시장과 쇼룸에서 방향지시등, 조명 그래픽, 오각형 그릴 등 상징 요소를 반복 노출하며 시각적 일관성을 축적해 왔다.
고성능 전략에서 마그마 프로그램 출발은 또 다른 전환점이 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24년 3월 향후 10년 성장을 견인할 핵심 동력으로 경주용 차를 지목하고, 모터스포츠 기반의 고성능 프로그램 마그마를 발표했다. 같은 해 12월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출범을 통해 실제 레이싱 활동을 선언한 것은 고성능 이미지를 실전 경기와 직접 연동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자동차그룹 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는 폴 리카르 서킷에서 마그마가 출력 수치 경쟁이나 속도 지향에 머무르지 않고 주행 전 과정에서 여유 있는 퍼포먼스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열정과 침착함, 정밀함과 통제력의 균형을 핵심 가치로 제시하며, 럭셔리 고성능을 일상 주행과 트랙 주행 모두에서 자연스럽게 체감할 수 있는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GV60 마그마를 시작으로 전동화 기반 고성능이 제네시스 포트폴리오의 상부를 채우는 브랜드 피라미드 전략이 정교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마그마 라인업이 2030년 목표 판매의 5퍼센트를 담당하게 되면, 단위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 제품이 브랜드 전체 수익 구조의 상단을 떠받치는 구조가 자리 잡는 셈이다. 고급차 시장에서 전동화와 내연기관 고성능의 경계가 옅어지는 상황에서, 제네시스 마그마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프로그램은 전동화와 모터스포츠를 결합한 새로운 럭셔리 고성능 서사를 축적하는 장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제네시스가 10년간 축적한 디자인, 전동화, 브랜드 경험을 기반으로 마그마 전략을 실행할 경우, 향후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위상은 한층 입체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