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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과 기행 더는 좌시 안해”…더불어민주당, 유병호 감사위원 정조준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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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 운영을 둘러싼 갈등이 감사위원 개인 책임 논쟁으로 번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유병호 감사위원의 막말과 기행을 거론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고, 탄핵 주장까지 나오면서 정치권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유병호 감사위원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윤석열 정부 당시 감사원 사무총장을 지낸 유 위원이 최재해 전 감사원장 퇴임식에서 세상은 요지경 노래를 틀고 고성을 지른 데 이어, 정상우 신임 사무총장에게 엿을 보낸 사실이 알려지자 국회 차원의 대응을 시사한 것이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감사원을 윤석열 정권의 도우미로 전락시킨 과거를 반성하기는커녕, 일련의 막말과 기행으로 감사원의 자정 노력을 방해하고 조직을 사분오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막말과 기행을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감사원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이전 정부 시기의 감사 운영 전반을 점검하고 쇄신하기 위해 감사원 운영쇄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그러나 유 위원은 이 태스크포스 활동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유 위원의 막말과 표적 감사, 정권 수호 감사 의혹을 낱낱이 밝히고 공수처 또한 엄정한 수사를 통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 위원은 이달 11일 최재해 전 감사원장 퇴임식 기념사진 촬영 현장에 나타나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노래를 틀고 큰 소리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정상우 신임 감사원 사무총장 사무실에 엿을 보내 내부 반발을 표시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감사원 안팎에서 품위 논란과 조직 기강 문란 논의가 동시에 제기됐다.

 

정치권에선 인책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늘의 타락한 감사원, 대통령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감사원을 만든 장본인은 유 감사위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 제65조에 의거 유 감사위원을 탄핵하자고 여권 의원들과 민주당 지도부에 건의한다"고 밝히며 탄핵 절차 착수를 촉구했다.

 

유 감사위원 측 공식 입장과 감사원 내부 징계 검토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감사원이 새 태스크포스를 중심으로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현직 감사위원의 거친 언행과 조직 저항이 이어질 경우 개편 작업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당과 감사원은 향후 유 감사위원 발언과 행동에 대한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수위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 운영쇄신 태스크포스 논의 과정과 연계해 국회 차원의 검증과 책임 규명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어서, 감사원 개혁을 둘러싼 정치권 충돌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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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호#더불어민주당#박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