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백세희 작가, 향년 35세로 별세”…에세이로 본 치유와 공감의 여정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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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전했던 백세희 작가가 16일 세상을 떠나며 사회적 애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35세 젊은 나이에 별세한 백 작가는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심장, 폐, 간, 양쪽 신장을 기증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삶을 마무리했다. 뇌사에 이르게 된 정확한 경위는 공개되지 않았다.

 

백세희 작가는 기분부전장애 진단 후 정신과 상담 기록을 바탕으로 한 에세이를 펴내 전국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해당 저서는 방탄소년단 RM이 SNS에서 소개하며, 국내 약 60만 부 누적 판매와 25개국 수출, 영국에서만 출간 6개월 만에 10만 부 판매라는 기록을 남겼다. 우울증 경험을 진솔하게 글로 풀어내면서 정신 건강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킨 사례로 평가받는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 백세희 작가(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저자 백세희 작가(출처=한국장기조직기증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백 작가가 16일 뇌사 장기기증을 통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들은 고인이 “글을 통해 희망을 나누길 원했다”고 전했다. 그의 대표 저서 외에도 『나만큼 널 사랑할 인간은 없을 것 같아』, 『쓰고 싶다 쓰고 싶지 않다』, 『마음은 여름 햇살처럼』 등 다양한 작품활동과 토크콘서트, 강연으로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

 

시민사회에서는 백세희 작가의 유산을 기리며, 정신질환과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 대한 이해와 제도적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NS에서는 “치유와 솔직함을 전해 준 작가를 추모한다”며 책 구절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중이다.

 

한편, 고양시 출신인 백 작가는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출판사에서 일하며 직접 치료와 치유의 과정을 삶과 글로 녹여왔다. 장기기증 현장에서는 희망의 메시지가, 출판계와 독자들 사이에서는 이별의 슬픔이 동시에 전해지고 있다. 현재 관련 단체와 독자 모임을 중심으로 추모와 기념 행사가 준비되고 있다.

 

이처럼 백세희 작가의 별세는 현대 사회에서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과 개인의 용기, 생명의 나눔에 대해 다시금 질문을 남긴다. 그의 빈자리는 당분간 많은 이들에게 아프게 기억될 전망이다.

강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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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희#죽고싶지만떡볶이는먹고싶어#장기기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