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필드 장악”…박상혁, 1골 1도움 원맨쇼→김천 2-1 승리 불씨
전주월드컵경기장의 짙은 녹음 위로, 김천 상무와 전북 현대의 승부를 가늠하던 시간이 조용히 흔들렸다. 기회를 향한 초조함과 집중력이 엇갈린 그라운드에서, 박상혁의 발끝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명확한 답을 제시했다. 전반 막판 연속 득점은 팽팽한 접전의 흐름을 단번에 흔들며 김천의 2연패 고리마저 끊어냈다.
김천 상무는 20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박상혁이 1골 1도움으로 전북 현대를 2-1로 제압했다. 이번 결과로 김천 상무는 승점 49에 오르며 다시 2위를 굳혔다. 반면 전북 현대는 홈에서 시즌 두 번째 패배를 기록, 승점 66에 묶였다.

경기 초반 전북 현대는 송민규의 빠른 슈팅으로 흐름을 잡으려 했으나, 김천 골키퍼 이주현의 연이은 수비가 실수를 만회하며 실점을 막았다. 김천 역시 이동경과 이동준이 결정적 역습 기회를 잡았으나 송범근이 선방했다. 전반 17분 송민규의 과감한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며 양 팀은 끝까지 균형을 이어갔다.
팽팽했던 흐름은 전반 38분에 깨졌다. 미드필드를 돌파한 박상혁의 패스를 받은 김승섭이 어려운 위치에서 감아 찬 슛으로 전북 골문을 열며 선취 득점을 올렸다. 이 골은 김승섭에게 K리그 통산 200경기 출전의 쾌거와 동시에 기록된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이어 전반 추가시간, 이동경이 얻어낸 코너킥에서 박상혁이 노마크 찬스에 오른발로 침착하게 추가골에 성공했다. 이로써 박상혁은 올 시즌 10호 골을 기록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북 현대는 대대적인 교체를 단행하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후반 17분 티아고가 연결한 볼을 김진규가 왼발 슈팅으로 득점하며 한 골을 따라붙었다. 이후 전북 현대는 추격에 박차를 가했으나, 김천 수비진의 침착한 커버에 막혀 추가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김천 상무는 후반 41분 츄마시의 반칙으로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으나, 이동경의 슛이 송범근 골키퍼의 손끝에 걸려 골대를 맞고 나왔다. 후반 추가시간 11분 동안 전북 현대는 반복해 문전을 두드렸지만, 김천의 집중력 있는 수비가 끝까지 빛났다.
김천 상무는 이날 승리로 2위 자리를 견고히 지켰다. 반면 전북 현대는 남은 8경기에서 3승을 추가하면 자력 우승을 확정할 상황이지만, 홈에서 두 번째로 쓴맛을 보고 말았다. 각 팀의 다음 라운드는 우승과 2위 싸움의 긴장을 한층 고조시킬 예정이다.
불안과 기대, 그 모든 감정이 교차하던 무대에서 진가를 드러낸 김천 상무의 집중력은 팬들에게 또 다른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다. 숨 가쁜 승부의 기록은 K리그1의 뜨거운 계절을 더욱 짙게 만들며, 승부의 여운은 다음 라운드로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