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저점 형성 가능성 제기”…분석가들 신중론 공존, 유동성 압박이 향방 가를 듯
현지시각 기준 20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오태그(coinotag)가 비트코인(BTC)의 저점 형성 가능성을 제기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후반 사이클 조정과 연계한 분석을 내놨다. 다만 제시된 근거가 제한적이라는 지적과 함께 유동성 압박이 여전히 핵심 변수로 떠오르며,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이어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9만1,75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며 최근 9만 달러 아래로 밀렸던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외신은 비트코인의 움직임을 “후반 사이클(late-cycle) 조정 과정”으로 규정하면서, 경기침체 전조라기보다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따른 자산 조정의 일부로 해석했다. 인공지능(AI) 수요에 힘입은 기업 실적과 가계 재무 건전성 덕에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반면, 유동성에 민감한 비트코인은 조정 폭이 훨씬 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저점 형성 가능성에 대한 논거는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외신은 CME의 FedWatch 데이터를 인용하며 12월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32.80% 수준으로 낮아진 점을 근거로 비트코인의 약세 압력을 제시했다. 하지만 규제 강화 가능성,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자금 유출, 글로벌 달러 유동성 축소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에도, 이와 관련된 구체적인 수급 데이터나 흐름 분석은 제시되지 않았다. 저점 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핵심이 되는 정보가 빠져 있어 저점론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자산군별 조정 양상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도 단순 비교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따른다. 외신은 주식과 금, 가상자산이 모두 후반 사이클 조정 구간에 들어섰다고 묶어서 설명했지만, 실제 각 자산군의 조정 배경은 크게 다르고 변동성 수준도 상이하다. 특히 비트코인은 구조적으로 유동성 취약성이 높고, 기관 자금 비중이 커진 ETF 시장의 순유출 여부에 따라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특징을 가진다. 그럼에도 ETF 수급과 온체인 지표 분석은 부차적으로만 언급돼, 저점 형성 판단의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금융시장 일각에서 나온다.
이 같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일부 분석기관은 비트코인이 이미 바닥 다지기에 돌입했을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기반 디지털 자산 그룹 해시키(HashKey) 그룹은 단기 강한 반등보다는 일정한 폭의 박스권 횡보 가능성을 제시했다. 거래소 내 비트코인 잔고 감소처럼 중장기 강세로 해석될 수 있는 구조적 지표들이 관측되고 있다는 주장도 소개됐다. 다만 시장 유동성이 아직 안정 단계에 접어들지 않은 만큼, 이러한 낙관론 역시 “조건부 시나리오”에 가깝다는 점을 분석가들도 인정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비트코인의 향후 경로를 가를 1차 변수로는 연준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메시지가 꼽힌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신호가 명확해질 경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일부 회복될 수 있지만, 통화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될 경우 비트코인은 다른 위험자산보다 더 큰 압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여기에 현물 ETF를 둘러싼 기관 자금 흐름, 글로벌 달러 유동성의 회복 여부 역시 비트코인의 중장기 방향성을 좌우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국제 금융 매체들은 비트코인이 9만 달러 초반대에서 안정 흐름을 보이고 있음에도, 이를 곧바로 확정적인 저점으로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당분간은 제한적 회복과 함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며, 명확한 유동성 완화 신호가 확인되는 시점에 비트코인의 바닥 형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향후 몇 달간의 통화정책 기조와 자금 흐름이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