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성급하면 위험”…미국 연준, 시장 기대와 속도 조절 기조 충돌 전망
현지시각 기준 23일, 미국(USA) 금융시장에서 12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급격히 부각되고 있다. 시장은 물가 둔화와 변동성 높은 거시지표를 근거로 조기 정책 전환을 예상하는 반면, 연준 내부에서는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어 시각 차이가 뚜렷해지는 국면이다.
보도에 따르면 정치·경제 예측 시장인 폴리마켓(Poylmarket) 가격 지표에서 12월 회의 기준 25bp(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67%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금리 동결 가능성은 약 32%로 밀려났고, 50bp(0.5%포인트) 인하 시나리오에 베팅된 비중은 2%에 그치며 시장이 ‘점진적 완화’ 경로를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하는 양상이 뚜렷하다.

시장 참가자들은 최근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 고용지표 등 주요 지표에서 둔화 신호가 잇따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외신은 지난 수주간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만해지는 조짐과 함께 성장·고용 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단기 금리 기대와 투자자 포지션이 연속적으로 재조정돼 왔다고 전했다. 이 같은 흐름이 12월 회의 전 금리 인하 가능성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하는 방향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국 내부 기류는 보다 조심스러운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수전 콜린스(Susan Collins)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인터뷰에서 “현재 통화정책은 올바른 위치에 있다”고 강조하면서, 추가적인 조정에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12월 9∼10일 예정된 FOMC에서 자신의 최종 표결 방향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언급하며, 금리가 너무 빠르게 인하될 경우 이에 반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콜린스뿐 아니라 여러 연준 위원이 물가 둔화와 함께 고용시장 약화 신호가 교차하는 현재 환경에서 성급한 완화가 금융여건 불안이나 인플레이션 재가속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 이후 내부 토론에서 속도와 폭을 둘러싼 견해차가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완화 경로를 둘러싼 논의가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미국 통화정책의 방향성은 글로벌 달러 유동성과 국채 금리를 통해 전 세계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실제로 12월 인하에 나설 경우 신흥국 통화에 단기적으로는 안도감을 줄 수 있지만, 인하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면 위험자산 조정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해외 주요 매체들은 연준과 시장 간의 간극에 주목하고 있다. 일부 미국 경제 매체는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둔화에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향후 연준이 보다 매파적 신호를 보내면서 기대 조정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 Europe) 언론에서는 미국 통화정책 경로가 글로벌 자본 흐름과 유로존 경기 반등에 미칠 잠재적 영향을 비중 있게 다루며, “올해 말까지가 정책 방향성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향후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인플레이션 둔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고용시장 냉각이 완만하게 이어진다면 연준 내부 신중론도 점차 완화될 수 있다. 반대로 물가와 고용 지표가 엇갈리거나 인플레이션 재상승 조짐이 나타날 경우, 시장이 그려온 연속적인 인하 경로는 다시 논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향후 발표될 최종 물가와 고용 지표가 12월 FOMC 결정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이 데이터 기반 원칙을 고수하는 가운데, 이번 금리 논의가 향후 글로벌 통화정책 지형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