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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뇌가 가장 예리하다”…연구, 60세 전후 인지능력 최고치 밝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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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전반적인 인지 기능이 중년 후반, 즉 55세에서 60세 사이에 정점을 찍는다는 연구가 나왔다. 이른바 ‘중년 두뇌 최전성기’ 현상이다. 신체적 활동성이 젊을수록 높다는 통념과 달리, 뇌 기능의 경우 연령대별로 각기 다른 역동성을 보이며 산업계 인사 관리와 사회적 자원 운영에 새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16일 영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서부호주대학 심리학 교수인 질 지냑 연구팀은 인지와 성격 등 뇌 관련 16가지 특성을 심층 분석했다. 이 결과 뇌의 복합적 정신 능력은 55~60세 사이에서 최고조에 이를 뿐 아니라, 65세 무렵부터 점진적으로 쇠퇴에 접어든다고 과학적으로 확인했다. 연구진은 심층 인터뷰, 성능 테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결론에 접근했다.  

뇌 기능에는 ‘유동 지능’(fluid intelligence)과 ‘결정화된 지능’(crystallized intelligence)이 있다. 유동 지능은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처리하고 문제를 즉시 해결하는 힘으로, 주로 20대에 최고치에 도달한다. 반면 결정화된 지능은 축적된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깊이나 맥락을 이해하는 능력으로, 나이가 들수록 상승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에 신체적 기능 위주로 알려진 노화 패러다임에서, 뇌의 정신적 역량이 중년 이후에도 높게 유지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냑 교수 연구팀은 “중년이 복잡하고 중요한 의사결정, 리더십을 보여야 하는 자리에 적임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근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업 및 사회적 조직에서 중후장년층이 중대한 판단을 요구받는 것도 결정화된 지능의 정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급속한 정보처리와 신속한 실행력은 젊은층의 강점이라 할 수 있으나, 복잡성·책임성이 높은 분야에서는 중년층의 심층적 인지능력이 더 높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해석한다.  

해외 주요 대학들도 유사한 주장의 가설 실험을 잇고 있으나, 서부호주대 지냑 교수팀의 이번 결과는 최대 표본을 확보한 연구라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다. 미국 등에서는 이미 ‘중년 리더십 패러다임’에 대한 과학적 해석 논의가 늘고 있다.  

현재 뇌 과학 분야는 인간 수명 연장 및 고령화 시대에 맞춰 뇌 인지능력의 연령별 변화, 산업별 인력 관리, 신경계 질환 예방과도 긴밀하게 연결된다. 전문가들은 “고령화 가속에 따라 오히려 인지능력 기반의 산업 자원 활용도가 높아질 수 있다”며 신체 노화와 인지 기능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산업계는 뇌 인지능력의 연령별 패턴이 실제 시장과 조직 운용에 어떻게 적용될지, 나이 듦 자체가 인지 저하만은 아님을 알리는 연구들이 더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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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냑교수#서부호주대#뇌인지능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