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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물길이 만나는 그곳”…양평의 흐린 하늘 아래 자연 속 한가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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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물길이 만나는 그곳”…양평의 흐린 하늘 아래 자연 속 한가로움

최유진 기자
입력

요즘은 흐린 하늘 아래 천천히 강변을 걷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멀게만 느꼈던 자연이었지만, 지금은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힐링의 쉼표가 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은 강물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활짝 핀 연꽃길, 푸른 양떼목장 등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잠시 쉬어가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25일 양평의 기온은 30.5°C까지 올랐지만, 흐린 하늘과 함께 북적이지 않는 강변 풍경이 오히려 시원한 한여름의 정취를 더한다. 강수확률 30%의 구름 낀 날씨는, 강가에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노을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방문객 이소영 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았다. 자연을 바라보는 그 시간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조용한 만족을 표현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세미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세미원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의 1인 소득연령대 내 ‘힐링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자료, 최근 자연 속 산책로와 식물원 방문객이 증가하는 현상에서도 드러난다. 두물머리는 강변을 굽이도는 산책로와 사진찍기 좋은 포인트로 인기고, 강을 따라 걷다가 세미원에 들르면 연못가의 수련과 연꽃이 피워내는 여름의 빛을 만난다. 곳곳에서 들리는 물소리, 푸른 나무 그림자는 바쁜 마음을 달래준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자연 회복력’이라 해석한다. 김지훈 여행 칼럼니스트는 “잠시 자연에 기대어 걷는 것만으로도 삶의 긴장을 풀고 내 안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며 “숨가쁜 일정에서 벗어나 자연과의 거리를 좁히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들 데리고 양떼를 직접 보고 만졌더니, 그날은 정말 많이 웃었다”, “세미원 연꽃길에서 사진 한 장 찍으니 근심이 내려갔다”는 후기가 SNS에서 이어진다. 실제로 은고갯길 양평양떼목장에서는 양과 교감하거나, 초원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환한 얼굴이 익숙한 풍경이 되고 있다.  

 

사소한 변화지만, 그 안엔 달라진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이제는 먼 곳으로 떠나기보다, 가까운 자연을 천천히 마주하는 일상이 중요해졌다. 그림처럼 펼쳐지는 강변, 계절마다 다른 화려함을 뽐내는 정원, 드넓은 초원에서의 짧은 휴식. 양평을 찾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에 스며든 하나의 리듬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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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두물머리#세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