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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대신 대화에 집중”…네이트온, 카톡과 차별화에 승부수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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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온이 사용자 경험 개선을 위해 모바일 앱 광고를 전면적으로 제거하며 메신저 시장에서 새로운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 이후 광고 노출이 증가하자, 네이트온은 “광고 없는 메신저”라는 정체성을 앞세워 이용자 피로도 저감을 노린다. 업계는 이번 결정을 ‘대화 본질 복원’과 ‘국민 메신저 지위 탈환’의 분기점으로 분석한다.

 

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달 말 모바일 앱 메인과 메시지 탭 상단에 노출됐던 광고를 모두 삭제했다. 기존에 앱 실행 시 팝업으로 나타나던 전면 광고 역시 이번 업데이트에서 사라졌다. 해당 공간 일부는 ‘네이트온 사용 설명서’ 등 기능 중심의 안내 콘텐츠로 채워졌다. 회사 측은 “오롯이 대화에 집중하는 메신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러한 변화는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최근 불만과 명확한 대조를 이룬다.

기술적으로 네이트온은 사용자 요청을 바탕으로 기능 개선과 보안 강화 방안도 병행 중이다. 예를 들어 ‘PC 접속 상태 표시’ 기능의 삭제 검토는 개인정보 노출 최소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네이트온 공식 가이드 공개, 인공지능(AI) 챗봇 등 신기능 소개로 충성 고객 확보에도 주력한다.

 

시장 반응도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 집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개편 직후 네이트온 앱 설치 건수가 3800% 이상 급증하며 ‘대체 메신저’로 부상했다. 다만 이런 효과가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 메신저 서비스는 사용자가 대화 상대방과 맞물려 생태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특히 네이트컴즈는 지난 해 103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전체 매출의 60%가 광고에서 발생할 만큼 광고의존도가 컸다. 삼구아이앤씨 인수 이후 브랜드 리빌딩 과정 속에서 이 같은 ‘광고 제로’ 결정은 단기 수익 포기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로 네이트온 앱 설치는 2만 건대 고점을 찍은 뒤 최근 1000건 안팎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네이트온 전략이 장기적으로 성과를 낼지는 서비스 완성도와 유입 유지율에 달렸다고 본다. 메신저 본연의 기능·보안에 강점이 있지만, 반사이익이 일시적인 수준에 머물 경우 실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광고 없는 메신저라는 상징적 조치가 이용자 유입과 신뢰 회복에는 긍정적일 수 있으나, 서비스를 주력 메신저로 지속 사용하게 만드는 힘은 별개의 문제”라며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결정이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또 광고와 무료 서비스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기술과 사업의 균형, 그리고 사용자 니즈에 부응하는 변화가 네이트온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강예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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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온#카카오톡#네이트커뮤니케이션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