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클라우드가 새 성장동력”…미국 오라클, 주가 41% 폭등에 시총 9,500억달러 돌파
현지시각 10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기반 클라우드 사업의 급성장 소식에 힘입어 주가가 하루 만에 41.36% 오른 341.39달러를 기록하는 이례적 급등을 보였다. 오라클 시가총액은 한때 9,690억달러까지 치솟았으며, 9,5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주가 상승은 1977년 창업 이래 33년 만의 최대 일일 상승폭이며, 그 배경에는 AI 클라우드 사업의 실적 호조가 있다.
전날 오라클은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클라우드 부문의 ‘잔여 이행 의무’(RPO)가 전년 대비 359% 폭증한 4,55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도 올해 77% 성장해 180억달러를 기록했으며, 4년 내 8배인 1,44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성장세는 오라클의 주요 사업축이 기존 데이터베이스에서 AI 클라우드로 본격 전환됐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오라클의 실적에 즉각 반응했다. 블룸버그는 오라클 공동창업자이자 CTO인 래리 엘리슨(Larry Ellison)의 순자산이 단 하루 만에 1,010억달러나 늘어나 3,93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일론 머스크(Elon Musk)를 앞서며 세계 최고 부자에 올랐다는 해석도 나왔다. 다만 포브스는 머스크 자산이 여전히 더 많다고 밝혔다.
월가는 오라클의 실적을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웰스파고와 도이체방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주요 금융기관은 AI 인프라 산업에서 오라클의 주도적 위치를 강조하며 “AI 사업 부문의 강력한 성장”에 기대를 표했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츠는 “오라클의 주문 잔고가 시장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며 “매우 역사적인 기록”이라고 언론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주요 외신들은 오라클의 공격적 AI 인프라 투자가 시장 판도를 재편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래리 엘리슨 회장은 작년 샘 올트먼 오픈AI(CEO),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함께 5,000억달러 규모의 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백악관에서 공개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대규모 수주와 투자 행보가 오라클의 성장세를 장기적으로 견인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전문가들은 오라클의 구조적 변화가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지형 변화 속에 새로운 성장 신호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는 앞으로도 AI 클라우드 분야 투자와 실적 확대가 지속될지, 오라클이 시장 내 영향력을 얼마나 확장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