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번호까지 논란”…다카이치, 중일전쟁 상징 코드 논쟁 확산
일본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의 공식 차량 번호판 37-77 조합을 둘러싼 상징성 논쟁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정치·외교 이슈가 실시간으로 증폭되는 환경에서, 단순한 번호 조합조차 역사 인식과 안보 정체성의 쟁점으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동북아에서 AI 기반 여론 분석과 온라인 정보전이 고도화된 가운데, 이번 논란이 향후 역사·안보 이슈의 디지털 파급력을 가늠하는 사례가 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소셜 미디어 상의 정치 코드 논쟁이 AI 여론 분석,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 설계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25일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와 엑스 등 소셜 플랫폼에는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총리의 자동차 번호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공유되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차량 번호판 사진이 빠르게 확산됐다. 사진 속 번호 37-77 조합이 1937년 7월 7일로 해석되면서, 다수 이용자가 중일전쟁 발발의 계기가 된 노구교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게시물에서는 번호 선정 과정에 상징성이 반영됐을 수 있다는 추정이 제기됐다.

논란의 핵심은 특정 숫자 조합이 역사적 사건을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정치적 메시지로 소비된다는 점이다. 노구교 사건은 베이징 외곽에서 중일 양군이 교전하며 전면적인 중일전쟁으로 번지는 기점이 된 사건으로, 중국과 동북아 전체에 깊은 상흔을 남긴 역사적 충돌이다. 일본 내 온라인 이용자들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다, 상징적 의미를 담은 번호 같다 등 반응을 남기며 정치 지도자의 공적 상징물에 사용된 숫자 조합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징 해석은 디지털 환경이 만든 새로운 정치 소통 패턴과 맞닿아 있다. 소셜 미디어 분석 업계에서는 숫자 조합, 색상, 날짜 같은 비언어적 요소도 밈과 해시태그를 통해 빠르게 구조화되며, 자연어 처리 기반 AI가 이들 요소를 여론 트렌드로 분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한다. 특정 코드가 역사 인식 논쟁과 결합될 경우, 국내 담론을 넘어 국제 여론 공간에서 새로운 갈등 축으로 확대될 여지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안은 과거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제기된 군사 코드 논란과도 연결된다. 당시 일본 자위대 훈련기 T-4 기체에 부여된 번호가 일본군 731부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동북아 역사 인식 갈등이 온라인을 중심으로 재점화된 바 있다. 두 사례 모두 물리적 실체는 군용기나 차량과 같은 하드웨어지만, 실제 분쟁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해석과 의미 부여 과정에서 증폭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내 대표적인 보수·우익 성향 정치인으로, 국방력 강화와 헌법 개정을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인물이다. 강경한 안보 노선을 상징하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이번 번호 논란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지지층 결집용 상징 코드일 수 있다는 분석도 온라인에서 나온다. 동시에 일본 내에서도 우연일 수 있다는 반론이 공존하며, 해석의 과잉과 디지털 선동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감지된다.
국내 이용자 반응 역시 다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건 도발처럼 보인다, 중국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일본 정치인 번호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중일전쟁과 731부대 등 역사 상징 코드는 중국과 한국의 대일 여론에 즉각적인 파급력이 있어, 알고리즘 기반 뉴스 추천과 소셜 플랫폼 트렌드 시스템이 이슈 확산 속도와 방향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 파장은 외교와 안보뿐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 규범 논의로도 번질 수 있다. 역사적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상징 코드가 반복 노출될 경우, AI 추천 시스템에 역사·혐오 콘텐츠 완화 기준을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일본 정부가 번호 선정 경위나 기준을 설명할 경우 논란이 다소 진정될 수 있지만, 설명이 부족하거나 정치적 메시지가 의심될 경우, 한중일 모두에서 디지털 여론전의 새로운 불씨로 남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와 정책 당국은 이번 논쟁이 단일 사건으로 끝날지, 상징 코드와 디지털 여론의 결합이 반복되는 새로운 패턴으로 굳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