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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미식, 자연이 한자리에”…파주에서 만나는 가을의 여유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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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파주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에는 단순한 역사 도시라 여겨졌지만, 지금은 예술과 테마 체험까지 두루 갖춘 일상 속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단풍이 곱게 번지는 이 계절, 파주는 가족, 연인, 친구 모두에게 뜻깊은 하루를 선사한다.

 

요즘 SNS에서는 헤이리 예술마을 산책, 실내 동물원 체험, 감각적인 카페 인증샷이 연이어 올라온다. “도심 밖에서 색다른 하루를 보내고 싶었다”는 30대 직장인 이은지 씨는 파주의 한국근현대사박물관에서 부모님과 함께 오래된 골목과 교복 입은 인형들을 둘러보며 “엄마, 아빠가 어린 시절을 살아낸 모습을 느껴서 뭉클했다”고 표현했다. 아이와 함께 쥬라리움 파주점에 방문한 김수아 씨는 “동물 가까이에서 아이가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는 소감도 전해왔다. 

한국근현대사박물관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한국근현대사박물관 출처 :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파주 주요 관광지 방문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가족 단위, 2030세대 동반 방문 비율이 특히 두드러진다. 자연은 물론 미식과 체험, 역사 학습까지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원데이 여행지’의 매력이 두루 반영된 결과다. 

 

현장에서 만난 소코아 파주운정점의 관계자는 “요즘 파주를 찾는 손님들은 맛있는 식사뿐 아니라 감성적인 공간, 계절의 분위기를 모두 경험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핏보이즈바베큐를 찾은 이경민 셰프는 “3대가 함께 고기를 나누며 도란도란 웃는 모습을 볼 때면, 음식이 가족의 추억이 될 수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도시 근교 여행의 본질은 새로운 것에 쉽게 접근하고, 일상과 비일상 사이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데 있다”는 점을 짚는다.

 

SNS와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하루가 다르게 행복해진다”, “파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여유가 좋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아이들과 동물을 만난 이들의 사진 속에는 환한 웃음이 가득하고, 세대를 잇는 가족 여행의 기록도 눈에 띈다. 요즘은 “주중 하루 쉬는 날, 가까운 파주에서 취향별로 머문다”는 흐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이 가을, 파주에서의 하루는 바쁜 일상이 멈추고, 즐거움과 여유가 천천히 스며드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서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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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한국근현대사박물관#쥬라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