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진전 없다”…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미 재무부 협상 신중론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이 충돌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0월 16일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논의에 대해 “별로 진전이 없다”고 밝혔다. 최근 이어진 한미 관세 협상 과정에서 통화스와프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이 정치권과 금융계에서 증폭된 가운데, 정부가 신중한 입장을 내세우면서 정국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위성락 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 재무부를 통한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통화스와프는 이미 우리가 제안했고 미국도 이를 인지하고 있지만, 미국 측의 적극적 수용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실상 진전이 정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화스와프가 체결되더라도 이는 필요조건일 뿐, 당면한 경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충분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이미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위 실장은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로 논의가 옮겨갔느냐’는 추가 질문을 받고 “재무부와의 통화스와프는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지금까지 별다른 성과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협상팀이 현지에서 실무를 이어가고 있어 상황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세부 협의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진 못했다”며 단서를 달았다.
정부는 미측에 대해 무제한 한미 통화스와프 추진과 투자처 선정 관여권 등도 동시에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기존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에서 벗어나 미 재무부와 직접 협약을 맺고 원화를 구매하는 형태의 방식도 거론되며 정가의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위성락 실장의 발언은 기대와 달리 현실은 진전이 미미하고, 현 단계에서 관세 협상 전반에 미치는 효과 또한 제한적일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이번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경제 외교에서 확실한 진전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공세가 나오는 한편, 여권에서는 “미국과의 협상 구조상 극적인 결과를 당장 기대하긴 어렵다”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금융시장과 기업계 역시 협상 결과에 주목하면서 환율 등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날 정부는 한미 관세·통화스와프 협상 진전이 녹록지 않다는 신호를 보냈다.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경제 정책의 방향성과 외교적 협력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하며, 정부는 협상 경과에 따라 추가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