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준엽, 서희원 묘소에 남은 시간”…영원한 기다림→뭉클한 팬들의 증언
고요한 새벽, 진바오산 묘역에는 구준엽이 남긴 온기가 진하게 감돌고 있었다. 대만 배우 서희원의 묘소 앞에 앉은 구준엽은 태블릿으로 사진을 작업하며 아내와의 추억을 하나씩 되새겼고, 오래전 두 사람의 웃음이 담긴 커플 사진과 고인이 좋아하던 빵이 조용히 묘비 옆을 지켰다. SNS를 통해 미국에서 방문한 팬의 증언이 중화권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고, 그 속에는 결혼 3년 만에 영원한 이별을 맞은 남편의 쓸쓸한 뒷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구준엽은 장례식 이후 모든 외부 활동을 접고 하루도 빠짐없이 묘를 찾으며 깊은 상실과 그리움을 견디고 있다. 대만 현지 매체 역시 그의 체중이 단기간에 크게 줄었음을 전하며, 지난 7월 폭염 속에서도 묘역을 지키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숙연함을 표했다. 팬들은 일상처럼 서희원의 사진을 다시 꺼내 보고, 그녀의 대표작 ‘유성화원’을 반복 시청하는 구준엽의 모습을 담은 영상과 목격담을 나누며 애도를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1998년 대만에서 처음 연인으로 만났으나, 소속사의 반대와 긴 시간의 이별을 딛고 2022년 24년 만에 재회해 부부가 된 바 있다. 하지만 2025년 2월, 일본 여행 중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세상을 떠난 서희원을 끝내 지켜주지 못한 슬픔은 여전히 구준엽 곁에 남아 있다. 팬들은 그가 슬퍼하는 이들을 다정히 위로하고 직접 묘역을 돌보거나, 고인과의 일상을 곱씹으며 시간을 보내는 모습에 더욱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배우이자 한 시대를 풍미한 상징이었던 서희원은 ‘유성화원’을 비롯한 수많은 작품과 함께 대중의 마음속에 남게 됐다. 사랑과 상실의 시간이 교차하는 진바오산, 구준엽이 애틋하게 지킨 아내 곁에서 보내는 나날은 대만 팬은 물론 아시아 전역에 잊지 못할 여운을 남기고 있다. 대만 현지에서는 장례식에 이어 추가 추모 행사 또한 계속 개최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