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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와 억측 근거 없다”…김상민 전 검사,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특검 출석
정치

“오해와 억측 근거 없다”…김상민 전 검사,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특검 출석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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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 개입 의혹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표면화됐다. 김건희 여사의 4·10 총선 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김상민 전 부장검사가 9일 오전 민중기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특검은 이날 김 전 검사에 대한 이우환 화백 그림 전달과 공천 청탁 관련 조사를 집중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49분, 김상민 전 검사는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설치된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출석했다. 그는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김 여사 측에 건넸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도 수사를 오랫동안 해온 사람이지만 수사하면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확증편향의 오류”라며 “지금 특검 수사를 통해 누설되고 있는 많은 수사 관련 정보가 많은 오해와 억측에 기반하고 있는 거 같다. 그 부분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고 나오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림이 공천 청탁용이었는지, 김건희 여사가 국가정보원 특보 임명에 관여했는지 등 추가 질문에는 침묵했다.

김상민 전 검사는 지난해 4·10 총선 공천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창원 의창구 출마를 지원한 중심 당사자로 지목됐다. 김 전 검사는 2023년 9월 현직 부장검사 신분으로 창원 지역 유권자들에게 “뼛속까지 창원 사람”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이후 총선 출마를 강행해 논란을 샀다. 당시 김영선 전 의원을 도왔던 명태균 씨는 “김건희 여사가 창원 의창구에서 김상민 검사가 당선될 수 있도록 지원하라. 그러면 선거 이후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에 따르면, 김 전 검사는 국민의힘 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탈락했고, 네 달 뒤인 작년 8월 국가정보원 법률특보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 오빠의 장모 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우환 화백의 ‘점으로부터 No. 800298’ 그림 구매자를 김상민 전 검사로 특정했다. 김건희 여사 측이 이 그림을 받은 뒤 김 전 검사의 공천 및 국정원 이직에 영향력이 행사됐는지 여부가 이번 조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 그림이 위작일 수 있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특검팀은 한국화랑협회와 한국미술품감정센터에 해당 작품 감정을 의뢰했으나, 각각 ‘위작’과 ‘진품’이라는 상반된 결과가 나왔다. 한편, 김 전 검사는 관련 의혹 일체를 부인하며 “오해와 억측에 대해 상세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당 일부에서는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고 밝혔으며, 야권은 “대통령실과 집권여당이 개입 의혹을 소상히 고백해야 한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특검팀이 ‘서희건설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이 2022년 3월 김건희 여사에게 귀금속을 선물하며 사위 박성근 변호사의 고위공직 진출을 청탁한 정황이 최근 특검에 포착됐고, 박 변호사는 실제 2022년 6월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특검팀은 김상민 전 검사와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집중 조사를 이어가는 한편, 공천 및 인사 개입 의혹 전반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도 검토하고 있다. 정치권은 이번 특검 조사가 정국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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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김건희#공천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