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트코인 일부 차익 실현”…기요사키, 현금흐름 부동산 투자로 선회

권혁준 기자
입력

비트코인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보유하던 비트코인 물량 일부를 매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간 2026년 25만달러, 장기적으로 100만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해온 대표적 비트코인 낙관론자여서 투자자들 사이 파장이 커지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행보가 그가 주장해온 현금흐름 중심 투자 전략의 연장선인지, 비트코인 장세 변화의 신호탄인지 주목하고 있다.

 

22일 현지시간 로버트 기요사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약 225만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처분했다고 밝혔다. 국내 보도 기준으로는 약 30억에서 33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는 수년 전 비트코인을 약 6,000달러 수준에 매수해 이번에 약 9만달러 구간에서 팔았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만 해도 충격적인 하락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그래서 팔지 않고 산다며 매수를 독려해온 터라, 조정장에서 나온 매도 결정은 앞선 메시지와 대비된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다.

기요사키 SNS
기요사키 SNS

그동안 기요사키는 자신이 충분한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있어 비트코인을 팔 이유가 없다고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일부 매도 사실이 공개되자 암호화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 강세론자의 태도 변화로 읽어야 하는지, 보유 비중 조정 차원의 자산 재배치인지에 대해 의견이 갈리고 있다. 최근 비트코인이 일주일 새 10퍼센트 넘게 하락해 8만달러 초반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커진 점도 해석을 둘러싼 논쟁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요사키는 비트코인 매도로 확보한 자금을 실물 자산 인수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수술센터 두 곳과 옥외광고 사업 인수에 나서겠다며 오래전부터 실천해온 부자가 되는 계획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거래를 통해 내년 2월부터 매달 약 2만7,500달러 규모의 비과세 현금흐름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책에서 반복해온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라는 개념을 비트코인 차익 실현과 직접 연결해 보여준 셈이다.

 

시장에서는 그의 선택이 암호화폐와 실물 자산 사이 투자 우선순위에 대한 고민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움직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고수익을 노리는 가격 상승 기대에서 일정 부분 이익을 확정한 뒤, 지속적인 현금흐름이 나오는 사업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위험 관리 차원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반면 강한 매수론을 펼치다 조정장에서 오히려 현금화를 택한 점을 두고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다만 기요사키는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장기 전망은 바꾸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 물량을 매도했다고 밝히면서도 비트코인을 진정한 희소 자산이라고 규정하고, 앞으로도 긍정적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다시 사들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각국의 부채 문제로 결국 화폐 공급 확대가 불가피해지면 금과 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가치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는 기존 분석도 재차 상기시켰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를 토대로 기요사키가 비트코인을 포기했다기보다 가격 조정기에 일부 차익을 확보한 뒤 현금흐름 자산과 디지털 자산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극단적 공포 지수가 언급될 만큼 투자 심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영향력 있는 인사의 매도 소식이 단기적으로 추가 매도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공존한다.

 

전문가들은 고위험 자산 비중이 높은 투자자일수록 기요사키 사례를 계기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실물 자산과의 균형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동시에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여전히 높은 변동성을 수반하는 만큼, 장기 전망과 별개로 단기 가격 흐름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향후 비트코인 가격 흐름과 글로벌 금리, 유동성 환경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코인과 실물 자산 간 자금 이동 속도도 달라질 전망이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로버트기요사키#비트코인#부자아빠가난한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