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목표가 불과 2% 위…외국인 비중 13%대에도 밸류에이션 부담 부각
에이비엘바이오 주가가 일라이 릴리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을 계기로 단기간 급등한 뒤 20만원 언저리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12일 오전 장중 기준 주가는 전일 종가와 같은 19만6,300원을 기록 중으로, 증권가 목표주가와 괴리율이 3% 안팎에 불과해 밸류에이션 부담과 차익 실현 압력이 동시에 부각되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바이오 랠리와 외국인 지분 확대가 상승을 이끌었지만, 단기 과열 해소 과정에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거래소 일별 시세 기준으로 보면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지난달 3일 10만3,300원에서 이달 10일 20만3,000원까지 뛰며 약 5주 만에 96%가량 급등했다. 10일 장중 20만3,000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새로 쓴 뒤 11일부터는 19만원 후반대에 안착해 거래량을 줄이며 가격과 기간 조정을 병행하는 모습이다. 현재 주가는 5일 이동평균선 위에 머물러 있어 중기 상승 추세는 유지되고 있으나, 단기 이격도 과열을 해소하는 기술적 조정 구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분석] 목표가 괴리율 2%의 함정… 에이비엘바이오[298380], 릴리 잭팟 후 외국인이 그리는 '큰 그림' (제공:AI제작)](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2/1765495957313_121077484.jpg)
급등의 직접적인 기폭제는 일라이 릴리와의 3조7,000억 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이다. 여기에 알테오젠의 코스피 이전 추진으로 코스닥 내 차기 바이오 대장주를 찾는 수급까지 겹치면서 에이비엘바이오로 매기가 쏠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이 회사의 그랩바디-B BBB 셔틀 플랫폼 기술력을 글로벌 제약사가 인정한 사례로, 단순한 테마성 기대감을 넘어 플랫폼 가치가 펀더멘털로 전이되는 국면이라고 본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의 재매집이 흐름을 주도했다. 지난달 14일 12.2% 수준이던 외국인 보유 비율은 이달 10일 13.9%로 뛰며 한 달 사이 1.7%포인트 이상 올랐다. 특히 10일 하루 동안 외국인이 27만 주 이상 순매수에 나서며 신고가 경신을 견인했다. 다만 12일 장중 매도 상위 창구에 JP모간이 7만 주 이상을 내놓은 정황이 포착되면서, 글로벌 메이저의 일부 차익 실현 물량이 20만원 부근에서 개인 투자자와 맞바뀌는 손바뀜 국면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상위 4위권으로, 알테오젠·펩트론 등과 함께 대형 바이오주 군에 속한다. 상장 주식 수는 5,512만 주이며, 최근 시가총액 순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코스닥150 등 주요 지수 내 편입 비중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도 커졌지만, 외국인 비중이 14%대인 알테오젠과 비교하면 에이비엘바이오의 13%대 외국인 지분율은 업계 상위권에 이미 근접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가 매수 여력은 결국 실적 가시성과 추가 기술이전 성과에 연동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재무 전망을 보면 2024년까지는 적자 지속이 불가피하지만 2025년을 기점으로 턴어라운드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2024년 매출액은 334억 원, 영업손실은 594억 원으로 추정되고, 2025년에는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9% 증가한 1,201억 원으로 급증하며 영업적자도 3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2025년 예상 EPS는 14원으로 흑자 전환이 기대되지만, 현재 주가 19만6,300원과 목표주가 20만1,667원 사이 괴리율이 2.7%에 그쳐 신규 매수 진입에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미래 성장성이 상당 부분 선반영돼 목표가 상향 없이는 추가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는 구간이라는 평가다.
이번 릴리 잭팟의 의미는 단발성 계약을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을 뒷받침하는 레퍼런스 확보에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이전 수익이 매출의 100%를 차지하는 구조로, 그랩바디-B를 비롯한 이중항체·BBB 셔틀 플랫폼의 확장성이 수익의 핵심 축이다. ABL001 이중항체 항암제가 중국 임상 1상에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했고, ABL503 임상 중간 결과가 글로벌 학회에서 발표되는 등 연구개발 모멘텀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추가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가능성에 따라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여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테마 측면에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와 ADC 교집합에 위치해 금리 인하 기대와 함께 강세를 보이는 바이오 섹터의 대표주로 부상했다. 알테오젠, 리가켐바이오와 함께 이른바 K바이오 기술수출 3대장으로 분류되면서 관련 테마 내 수급 쏠림 효과도 누리고 있다. 다만 창립 멤버인 유원규 부사장의 퇴사 소식은 리더십 공백 우려를 자극하며 잠재 리스크로 지목된다. 회사 측이 시스템 경영을 강조하고 있어 당장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 지배구조 안정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경쟁사와의 비교에서는 플랫폼 확장성 측면에서 강점이, 현재 수익성 측면에서는 약점이 부각된다. 이미 조 단위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는 알테오젠과 달리 에이비엘바이오는 여전히 적자 구간인 만큼, 투자자들은 미래 현금흐름을 크게 당겨 평가해야 하는 구조다. 그럼에도 외국인 비중이 꾸준히 우상향하는 흐름은 이른바 스마트 머니가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술 경쟁력을 높게 보고 있다는 시그널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향후 주가 전략 측면에서는 단기 가격 조정 가능성을 감안하는 보수적 접근이 제시된다. 기술적 분석상 단기 중요 지지선은 18만6,000원으로, 해당 구간 방어에 성공할 경우 기간 조정을 거쳐 20만3,000원 신고가 재도전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반대로 18만원 선이 무너질 경우 단기 차익 매물이 늘어나며 17만원 중반대까지 하락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6개월 이상 중기 관점에서는 2025년 흑자 전환 기대와 추가 기술이전 성과가 주가 레벨업의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구간이 단기간 약 100%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고점부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JP모간 등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세가 이어질 경우 수급 공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5일선·20일선 인근 눌림목을 확인한 단계적 분할 매수 전략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향후 글로벌 금리 흐름과 추가 기술이전 뉴스 플로가 에이비엘바이오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