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크로 놔두고 신규 매입 검토”…리플, 10억 달러 XRP 유동성 전략에 시장 촉각
현지시각 기준 19일, 블록체인 업계는 미국(USA) 기업 리플(Ripple)이 약 1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자금 조달을 통해 자사 암호화폐인 XRP(엑스알피)를 직접 매입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추진 논의는 공식 발표 없이 블룸버그, 타임스 타블로이드 등 외신을 통해 전해졌으며, 리플 자체 보유 에스크로 물량을 활용하지 않고 신규 매입 카드를 꺼낸 점이 시장 내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리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글로벌 대기업 중심으로 확산 중인 ‘XRP 트레저리(기업 자산 보유)’ 트렌드와 연관성이 짙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영국(UK) 비보파워(VivoPower)는 이달 초 1천9백만 달러를 새로 조달해 XRP 보유량을 크게 늘렸고, 미국의 에브리씽 블록체인(Everything Blockchain), 트라이던트 디지털(Trident Digital) 등도 자체 보유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기업의 암호화폐 직접 보유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리플이 자사 차원의 트레저리 매입에 나설 경우, XRP의 기관 신뢰도와 시장 유동성이 동반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서는 리플이 이미 약 350억 개의 에스크로 XRP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굳이 이 수단 대신 신규 자금 동원을 추진하려는 배경을 두고 의구심을 표한다. 커뮤니티 분석가 니츠벅스(Nietzbux)는 “리플의 에스크로 물량 중 상당수가 과거 기관 계약에 따라 미리 배분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로 인해 실제 당장 활용 가능한 분량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도 일부 에스크로 토큰의 접근 권한이 제한돼 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관측을 덧붙였다. 이러한 구조적 제약이 신규 자금 조달이라는 우회적 접근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리플의 자산 운용이 단순한 ‘보유’ 관행을 넘어, 본격적인 트레저리 제도화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한다.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커뮤니티에서는 “리플이 언제 XRP 트레저리 기업으로 공식 전환할지”가 주요 이슈로 부상해 왔으며, 특히 지난 7월 비트와이즈 최고경영자 헌터 호슬리(Hunter Horsley)는 “리플이 향후 1년 내로 트레저리 체제 도입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해 업계의 기대감을 키웠다.
아직 리플로부터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으나, 실제 매입 계획이 실현될 경우 XRP의 기관용 결제 및 유동성 인프라 강화, 장기 투자 기반 확충 등 실효적 변화를 동반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주요 외신은 “리플이 국제 송금 및 결제 시장의 핵심축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일각에서는 리플의 직접 매입 방안이 XRP 내재가치와 결부되는 전략적 판단이 아니라, 단기 투자심리에 기대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현실적 인식이 부족할 경우, 자산 가치 변동성에 취약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번 논의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의 제도화 흐름과 결제 네트워크 주도권 경쟁에 어떤 파장을 미칠지 업계와 글로벌 투자자들의 주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