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 싱크탱크 합류”…노태문·최수연, ICT 리더십 부각
ICT와 바이오를 포함한 첨단 공학 분야의 리더들이 한국공학한림원에 합류하며 국가 기술 전략 논의축이 한층 강화되고 있다. 스마트폰, 플랫폼, 반도체 패키징, 디지털 전환 등 각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경영진과 학계 연구자들이 대거 영입되면서, 인공지능 확산과 공급망 재편이 겹친 기술 패권 경쟁 국면에서 싱크탱크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이 차세대 반도체, 디지털 헬스, AI 기반 서비스 등 미래 성장축을 중심으로 공공 정책과 산업 로드맵 간 연계를 촘촘히 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해석한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2일 내년 신입 회원으로 정회원 49명, 일반회원 84명 등 총 13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공학기술 분야에서 최고 권위 단체로 꼽히는 만큼, 기업과 대학, 연구소를 아우르는 폭넓은 인재군을 대상으로 회원 추천을 받은 뒤 약 10개월 동안 다단계 심사를 진행한 결과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의 혁신 성과와 국가 경쟁력 기여도를 비중 있게 평가한 점이 이번 인선의 특징으로 거론된다.

신입 정회원 가운데 산업계 인사는 26명으로, 스마트기기, 전장, 통신, 에너지 등 ICT와 제조 핵심 분야의 최고경영자와 기술 책임자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등은 반도체 기판과 카메라 모듈 같은 고부가가치 전자부품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어, 첨단 패키징 공정과 차세대 소재 전략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학계에서는 최재원 부산대 총장, 손훈 카이스트 교수 등 23명이 정회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신입 일반회원은 모두 84명으로, 산업계 41명과 학계 43명이 각각 포함됐다. 디지털 플랫폼과 클라우드, 인공지능 서비스 분야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최수연 네이버 대표, DX와 클라우드, AI 기반 IT서비스를 이끄는 현신균 LG CNS 대표 등이 합류했다. 디지털 전환을 현장에서 이끄는 경영진이 한림원에 참여하면서, AI·데이터 인프라와 안전한 디지털 헬스, 스마트시티 등 융합 산업 의제를 한층 입체적으로 논의할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공학한림원은 단순한 명예직을 넘어, 국가 전략 산업과 연구개발 정책에 직접적인 제언을 내는 공학 싱크탱크로 기능해왔다. 신입 회원 후보군은 세계 최초 수준의 기술 개발 성과, 특허 보유, 인력 양성, 산업 발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는다. 이후 전체 정회원 서면 투표까지 거치는 엄격한 절차를 통과해야 회원으로 확정된다. ICT 및 바이오 분야에서는 인공지능 반도체, 의료 AI, 유전체 분석, 친환경 공정 등 미래 핵심 기술의 실용화 경험을 가진 인물들이 우선 검토 대상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인선은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AI 서비스 규제 논의가 맞물린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지원법, 데이터 규제, AI 윤리 기준이 잇따라 마련되는 가운데, 한국 역시 기술 주도권 확보와 규제 정합성을 동시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마트폰과 시스템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를 동시에 다루는 경영진과 연구자가 한림원에서 전략을 논의하게 되면, 제조 중심에서 데이터·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산업 구조 변화를 반영한 정책 제언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의료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인공지능 진단, 디지털 치료제, 유전체 기반 정밀의료 등이 빠르게 부상하면서, 공학과 의학의 경계를 넘는 협력이 필요한 국면이다. 한림원 신입 회원 중에는 NGS 기반 유전체 분석,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공정, 의료기기용 소프트웨어 등에서 연구 성과를 낸 학자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참여하는 위원회와 포럼에서는 기술 혁신 속도와 의료윤리, 개인정보 보호를 조율하는 정책 방향이 핵심 논의 주제가 될 전망이다.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해에 이 같은 인선이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더욱 신중하게 회원을 선정했다며, 공학 싱크탱크로서 대한민국 공학계를 강력하게 이끌 혁신적 리더들을 모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창립 이후 30년 동안 축적된 네트워크에 신산업 분야 리더들이 추가되면서, 한림원이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저전력 AI, 바이오 제조, 탄소중립 기술 등 국가 전략 과제를 종합적으로 조율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신입 회원 영입으로 한국공학한림원의 정회원은 291명, 일반회원은 394명이 됐다. 정회원 정원은 300명, 일반회원 정원은 400명으로, 사실상 정원에 근접한 규모다. ICT와 바이오를 축으로 한 차기 산업 전략과 규제 프레임 재설계가 요구되는 상황에서, 한림원이 어떤 기술·정책 어젠다를 우선순위에 두고 제언할지에 따라 향후 10년 한국 기술 경쟁력의 방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는 이번 인선으로 강화된 공학 네트워크가 실제 산업 현장과 정책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