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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레인도메인 직연동”…메가존, 중동 인터넷 관문 연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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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인 인프라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중동 시장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메가존이 바레인 통신규제청과 공식 계약을 체결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바레인 국가 도메인 등록 대행 지위를 확보해 글로벌 인터넷 주소 체계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 특히 시스템 직연동과 고가용성 DNS 도입 계획을 내세우며 중동 진출 기업을 겨냥한 인터넷 인프라 서비스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메가존은 25일 바레인 통신규제청과 도메인 등록 서비스 대행 계약을 맺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바레인 통신규제청이 관리하는 국가 도메인 bh의 공식 등록 대행사로 지정됐으며, 자사 웹서비스 브랜드 호스팅케이알을 통해 관련 절차를 지원한다. 메가존은 통신규제청과의 시스템 연동 테스트를 모두 마치고 검증을 통과해 상시 등록이 가능한 운영 단계에 진입했다.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요소는 메가존이 바레인 측 시스템과 직접 연동하는 구조를 채택했다는 점이다. 도메인 등록 신청부터 승인, 갱신, 장애 대응까지 전 과정을 자사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돼, 중간 사업자에 의존하던 기존 간접 구조보다 지연 시간과 오류 발생률을 낮출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회사 측은 이를 바탕으로 도메인 서비스 품질과 운영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서비스 개시로 전 세계 누구나 메가존을 통해 바레인 도메인 bh를 등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특히 한국과 아시아 기업이 중동 시장에서 현지화된 온라인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국가 도메인 활용 폭이 넓어질 전망이다. 국가 도메인은 특정 지역과의 신뢰, 검색 노출, 규제 준수 측면에서 전략적 자산으로 평가돼 왔다는 점에서, 바레인 도메인 공급 창구가 국내에 생긴 의미가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메가존은 도메인 등록에 그치지 않고 인프라 품질 경쟁력도 강화한다. 회사는 끊김 없는 인터넷 환경을 내세우며 내년부터 서비스수준협약 100 수준을 목표로 한 도메인네임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DNS는 사용자가 입력한 도메인 이름을 실제 IP 주소로 변환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가용성과 응답 속도가 웹 서비스 전반의 신뢰도에 직접 연결된다. SLA 100 수준 목표는 이론상 연간 중단 시간 최소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글로벌 클라우드와 콘텐츠 기업들이 제시하는 최고 수준의 가용성 전략과 유사한 방향이다.

 

중동은 디지털 전환과 클라우드 인프라 투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지역으로, 국가별 도메인 관리 체계와 통신 규제가 긴밀히 연동되는 특성이 있다. 바레인은 통신규제청을 중심으로 인터넷 주소 자원과 통신 인프라 감독을 병행하는 구조를 운영해 왔다. 메가존이 이 규제 기관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도메인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서, 향후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등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도메인 시장에서는 이미 유럽과 북미 사업자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 도메인 확보 경쟁이 진행 중이다. 메가존의 이번 계약은 한국 사업자가 중동 국가 도메인 생태계에 직접 진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자체 웹호스팅과 클라우드 운영 경험을 가진 사업자가 도메인부터 인프라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구조가 마련되면, 현지 진출 기업 입장에서는 공급자 분산으로 인한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국가 도메인은 각국 규제기관이 엄격히 관리하는 자원이다. 등록 조건, 사용 주체, 분쟁 해결 절차 등에서 로컬 규정 준수가 필수인 만큼, 국내 사업자가 이러한 요건을 충족해 공식 대행사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이 향후 다른 중동 국가와의 협력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메가존이 언급한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국가 확장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기업의 중동 디지털 진출 창구가 다변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서보국 메가존 부사장은 바레인 도메인 서비스를 통해 중동 진출을 희망하는 고객에게 효율적인 인터넷 인프라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근 국가로 도메인 서비스를 넓혀 고객들이 중동 시장에서 비즈니스 확장 기회를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산업계는 메가존의 이번 행보가 실제로 중동 시장 내 디지털 사업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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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바레인통신규제청#호스팅케이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