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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 비행기, 날려보는 소망”…한강 종이비행기 축제에 모이는 가족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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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하늘을 바라보며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들이 다시 많아졌다. 예전엔 교실 책상 위 장난이었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한강의 푸른 들판에서 함께 소망을 접는 특별한 순간으로 깊어지고 있다.

 

서울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펼쳐지는 ‘한강 종이비행기 축제’ 현장은 형형색색 종이비행기가 힘차게 하늘을 가르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10월 19일, 단 하루 동안 열리는 이 축제에는 1000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멀리날리기와 오래날리기 종이비행기 대회가 중심을 이룬다. 유치부부터 일반 성인까지, 각 세대별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비행기를 접고, 한강 위로 날려 보낸다. 도전의 박수와 응원이 이어지는 현장에서는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의 얼굴에도 어린 시절의 설렘이 스며든다.

종이비행기 날리기부터 가족 체험까지…‘한강 종이비행기 축제’ 서울 여의도에서 펼쳐진다
종이비행기 날리기부터 가족 체험까지…‘한강 종이비행기 축제’ 서울 여의도에서 펼쳐진다

이런 변화는 주말의 한강 풍경마저 달라지게 만든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은 놀이이자 경험, 소통의 장으로 축제장을 찾는다. 한국종이비행기협회와 전문가 시연으로 이어지는 강연, 비행기 접기 체험과 타투, 포토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그만큼 참가자들은 손끝으로 상상력을 펼치고, 때론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며 어깨동무한 아이들과 한껏 웃음 짓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복합 문화 경험’이라고 해석한다. 한강이라는 자연과 놀이, 교육, 예술이 한 공간에 어우러지며, 아날로그적 상상력이 다시 일상에 스며드는 기회라고 제시한다. 종이비행기 국가대표의 시연을 처음 본 아이는 “어떻게 이렇게 오래 날릴 수 있냐”며 순수한 호기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커뮤니티 반응도 적극적이다. 행사 사진에는 ‘어른이 더 신났다’, ‘종이비행기 하나로 아이와 이렇게 오래 뛰는 건 오랜만’이라는 소감이 이어진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한 참가자는 “종이비행기는 별거 아닌 듯해도, 모두가 함께 하고 싶은 추억이더라”며 흐뭇함을 전했다.

 

한강 종이비행기 축제의 의미는 단순한 놀이를 뛰어넘는다. 그 자리에 모인 모두는 날리는 순간만큼은 저마다의 소망을 하늘에 띄운다. 세대를 잇는 추억, 가족과 이웃이 스스럼없이 어우러지는 진풍경, 그리고 도심 일상에서 찾은 소소한 휴식.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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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종이비행기축제#여의도한강공원#가족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