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혈액형 달라도 성공”…중남대, 신장 이식 새 이정표
고령이고 혈액형이 부적합한 환자 간에도 신장 이식이 가능한 의료기술이 새로운 장기이식의 길을 열고 있다. 최근 중국 중남대학교 샹야병원 장기이식센터는 80세 A형 아버지의 신장을 48세 O형 아들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하며, 이식 의학의 한계를 다시 써 주목받는다. 만성 투석에 의존하던 수혜자에게 기증자인 아버지는 나이, 혈액형, 기저질환 등 다중 고위험군 조건을 딛고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사례를 ‘고령·혈액형 부적합 이식의 임상적 분기점’으로 본다.
병원이 밝힌 바에 따르면, 환자인 48세 남성은 고혈압성 신병증과 요독증 장기 투병으로 생명 유지에 투석만이 유일한 수단이었지만, 일상 복귀는 불가능했다. 기증자인 80세 부친은 A형, 수혜자는 O형으로 면역학적 거부반응이 가장 심각한 ABO 혈액형 부적합(E/ABO incompatible) 조합이었다. 게다가 고령, 경추 손상, 대동맥류 수술 이력 등 중첩된 위험인자가 더해져, 지금까지 세계적으로도 사례가 드물었다.

샹야병원은 장기이식, 신장학, 혈관외과, 중환자 치료, 혈액학 등 7개 전문 분야가 참여하는 다학제 전문가팀(Multidisciplinary Team, MDT)을 구성했다. 신장이식 전환기 치료로 수혈 조절, 면역억제제 용량 맞춤, 신체 전반 기능평가 등 첨단 치료기술을 동원했고 장기 손상 위험을 최소화하는 정밀 의료 전략이 적용됐다. 특히 이번 수술은 기존 단일 외과팀이 아닌, 다학제 협진으로 복잡성을 극복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식 성공 이후 부자 모두 건강을 회복 중이며, 샹야병원은 “고령·혈액형 부적합 환자에게도 맞춤형 정밀 이식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간 혈액형 일치와 기증자 연령 제한이 장기이식의 높은 진입장벽이었으나, 정밀한 환자 평가와 치료계획, 다학제 협업이 실제적 한계를 넘었음을 방증한 셈이다.
업계 및 의료계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 등도 연령·혈액형 제한을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추세임을 들며, 글로벌 장기이식 시장에서 ‘개별 환자 맞춤형, 위험군 환자 이식’이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향후 각국 의료기관은 데이터 기반 맞춤 이식 전술, 면역 관용 촉진 등 최신 임상연구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식 공여자와 환자 모두의 특성에 최적화된 다학제 정밀 치료가 장기이식 의료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산업계는 이러한 혁신적 사례가 일상적 시술로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