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 수수료 높은 카드 거부 가능”…미국(USA) 신용카드 업계 합의에 시장 파장
현지시각 기준 10일, 미국(USA) 신용카드 업계의 오랜 반독점 분쟁이 전환점을 맞았다. 미국 소매업체들과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가 체결한 합의에 따라, 가맹점이 수수료가 높은 특정 신용카드 종류를 선별해 거부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조치는 수수료 부담이 크게 오른 시장 환경 탓에 미 최대 신용카드사들의 기존 영업 관행이 처음으로 흔들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비자와 마스터카드, 그리고 제휴 은행들은 '모든 카드 수락' 원칙을 고수하면서 결제 수수료가 높은 리워드·프리미엄 카드까지 예외 없이 사용할 것을 가맹점에 요구해 왔다. 이에 대형 소매업체들은 2005년부터 해당 정책이 경쟁을 제한한다는 취지로 집단 소송을 벌여왔다. 지난해 미국 내 결제 수수료 총액은 830억 달러(약 120조 원)에 달했으며, 5년 사이 그 규모가 71%나 급증하며 카드사와 가맹점 간 갈등을 키웠다.

시장 조사업체 닐슨 리포트에 따르면, 카드 발급사와 은행들은 수수료 수익을 기반으로 포인트, 캐시백 등 각종 리워드 카드를 대거 확장해 왔다. 반면, 가맹점들은 수수료 부담이 커질수록 제품 가격 상승 압박과 가격 경쟁력 저하, 카드 수락 정책의 유연화 요구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이번 합의에 따라 가맹점들은 상업용, 프리미엄, 소비자용 등 신용카드 유형별로 결제 수락 여부를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특히 항공사·호텔 제휴 카드나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신용카드는 소비자 결제에서 거부될 가능성이 커져, 카드 사용자 혜택 축소와 함께 소비자 불만·혼란이 예상된다. 가맹점들은 수수료 절감 효과와 함께 매출 감소, 고객 이탈 등의 위험 요인까지 감안해 카드 수락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비자·마스터카드 측은 지난해에도 이와 유사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대형 소매점과 일부 상인단체의 반발로 법원에서 기각된 바 있다. 이번 합의 역시 뉴욕연방법원의 최종 승인을 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주요 외신은 “신용카드 결제 시장의 구조적 변화”라며, 카드사와 소비자, 소매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리워드 카드 혜택 축소와 카드 승인 시스템 개선, 소비자 선택권 변화 등 다양한 후속 이슈가 논의될 것으로 전망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신용카드 산업 및 글로벌 결제 시장에 새로운 변동성을 낳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국제사회는 조치의 법적 확정과 시기별 시장 반영 속도, 그리고 업계 내 갈등 재점화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