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출범 20주년에 의장국"…이재명, 2028년 한국 개최 선언 "국제사회 나침반 역할"
G20 의장국과 개최지를 둘러싼 경쟁 속에서 한국이 2028년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확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G20 출범 20주년에 맞춰 의장국을 맡게 되면서, 국제 경제 거버넌스의 중심 무대에서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3세션에서 2028년 G20 정상회의 한국 개최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이 대통령은 회의 발언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의장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2028년 의장국으로서의 각오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한국과 G20의 관계를 부각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위기의 순간마다 국제사회의 나침반에 돼 준 G20을 함께 설계한 나라"라고 언급하며, 한국이 G20 체제 초기부터 협력 구조를 설계해 온 당사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G20 정상회의 출범 20주년인 2028년에 의장직을 맡아 회원국들과 함께 여정을 이어가려 한다"며 "G20이 국제 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 포럼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리더십도 언급했다. 그는 "올해 의장으로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준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님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전하며 현 의장국과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2028년 한국의 G20 의장국 수임은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G20 남아공 정상 선언에 담겼다. 선언문에는 "2026년 미국 의장국 하에서 협력하고 2027년 영국, 2028년 대한민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3개국 순차 의장국 체제가 합의됐다. 이에 따라 2026년 미국, 2027년 영국에 이어 2028년에는 한국이 의장국이 돼 정상회의를 주관하게 됐다.
대통령실은 2028년 G20 의장국 수임을 외교적 성과이자 국격 제고의 계기로 평가했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은 이날 오전 요하네스버그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이번 의장직 수임은 국격을 제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 차장은 "이로써 이 대통령은 임기 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APEC 정상회의에 이어 G20 정상회의 의장직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현주 3차장은 이 대통령의 다자 외교 무대 역할 확대에도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특히 2028년은 G20 출범 20주년이 되는 해인 만큼 복합적인 국제 현안에 대한 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데 우리나라가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의장 경험, APEC 의장국 활동과 더불어 G20 의장국 수임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의 다자 외교 축이 더욱 강화된다는 평가도 뒤따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2028년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이 글로벌 공급망, 기후위기, 디지털 전환, 개발협력과 같은 핵심 의제를 주도할 여지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G20 출범 20주년이라는 상징성이 더해져, 국제 규범과 협력 구조를 조정하는 논의에서 한국이 의제 설정과 조율을 맡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향후 정부는 2028년 G20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과 의제 구상, 의장국 의제 패키지 준비 등 세부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유엔, APEC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G20 운영 전략을 정교하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