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전망치 4,500~7,500까지”…증권사별 전망 엇갈리며 투자자 혼란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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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코스피 지수에 대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4,500포인트에서 7,500포인트까지 크게 벌어지며 투자자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별로 전망이 극과 극으로 엇갈리는 배경을 분석하며, 투자자들이 자칫 과도한 낙관론 또는 비관론에 휩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 지수의 최고치로 7,500포인트를 제시했다. KB증권은 1980년대 ‘3저 호황기’와 유사한 대외 환경이 조성됐다고 평가하며,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실적 호조, 코스피 영업이익의 사상 최대치 경신 가능성 등을 근거로 장기 상승장의 본격 개막을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 시장 PBR이 1.4배로, 글로벌 증시(3.5배), 아시아 증시(2.2배)보다 현저히 낮아 글로벌 투자자 유입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 4,500∼7,500포인트까지…업계 입장 엇갈려 투자자 혼란
증권사 코스피 전망치 4,500∼7,500포인트까지…업계 입장 엇갈려 투자자 혼란

반면, 키움증권은 보호무역, 미·중 무역 마찰,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 대외 변수의 영향으로 내년 코스피 최고치를 4,500포인트로 전망했다. 키움증권은 정부의 증시 정상화 정책과 반도체 업종 실적 개선이 긍정적이지만, 신성장 산업과 전통 제조업의 성장 격차 심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4,600포인트, 신한투자증권은 5,000포인트로 각각 제시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26년 재정정책의 증시 긍정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글로벌 정책 및 미국 선거 등 외생 변수에 따른 단기 변동성을 우려했다.

 

증권사별 코스피 전망치가 3,000포인트 차이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한 투자자는 “증권사 전망이 모두 달라 투자 판단에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올해 코스피 강세장을 빗나가게 예측한 사례도 적지 않다. 지난해 KB증권 등은 올해 코스피 상단을 2,980포인트로 제시했으나, 실제로는 반도체 주도 강세장 속 사상 첫 4,000포인트 돌파가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보고서가 일회성 고객 유치에 집중되는 점을 우려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 전망을 맹신할 경우 오히려 투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증권사는 주식 매수 유인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펀더멘털에 기반한 객관적 분석과 장기 투자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며 구조적이고 중립적인 리서치 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코스피 지수는 국내외 경기, 기업 실적, 정책 변화 등 다양한 변수에 좌우될 전망이다. 업계는 투자자들이 증권사 전망만을 맹신하기보다는, 기업의 기초 체력과 구조적 흐름에 대한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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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코스피#키움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