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은 썩는다”…정청래, 최대 국비지원 앞세워 대구경북 여당 독점 비판
정치적 독점 구도가 장기화한 대구경북 지역을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갈등이 또다시 고조됐다. 역대 최대 규모의 국비 지원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지역에서 국민의힘의 장기 집권 구조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대구·경북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예산 지원 의지를 분명히 했다. 정청래 대표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 역대 최대 규모인 대구 8조원, 경북 12조원대의 국비가 편성됐다”며 “이재명 정부는 당·정부·대통령실이 똘똘 뭉쳐 대구·경북을 챙기는 데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대구에는 인공지능, 로봇, 바이오·의약품 등 신성장 동력 육성과 웹툰·뮤지컬 등 문화예술 도시 구축, 경북에는 수소연료전지와 배터리, 에너지 등 미래 산업 예산을 집중 배정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각별한 지원을 당부하며 “국제무대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절호의 찬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남북 관계는 더없이 중요하다”며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굳게 닫힌 남북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한반도 평화야말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근간”이라고 부연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을 겨냥해 “대구·경북 지역에 특정 세력이 오랫동안 장기 집권하다 보니 여러 소통과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들이 있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고인 물은 썩고, 절대 독점은 절대 부패한다는 게 만고의 진리”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김병기 원내대표도 “이재명 정부의 첫 예산은 지난 대선 당시부터 치밀하게 준비해왔다. 대구·경북에서 대선 공약을 가장 신속하게 실천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이에 허소 대구시당 위원장은 “지역발전을 위한 큰 사업 예산을 여느 때보다 잘 반영해줘 시민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박규환 경북도당 위원장 직무대행은 경북의 일당독재 구조를 지적하며 “이제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치유하고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즉각 반응을 내지 않았으나, 대구·경북 지역의 전통적 지지 기반을 바탕으로 독점 체제 유지에 힘을 쏟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국비 지원의 정치적 파장과 지역 민심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이날 국회는 내년 지방선거와 대구·경북 예산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으며, 각 정당의 지역 전략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