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비만·간질환 신약 모멘텀 확대…디앤디파마텍, 52주 최고가 재도전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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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과 간질환 신약 개발 기대가 커지며 디앤디파마텍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1월 들어 글로벌 GLP-1 계열 비만 치료제와 MASH 신약 모멘텀이 부각되면서 플랫폼 가치 재평가가 진행되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을 경계하면서도, 중장기 신약 개발 성과가 국내 바이오 업종 내 제약·바이오 재평가 흐름을 이어갈지 주목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1월 21일 장중 기준 디앤디파마텍 주가는 95,7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7.89퍼센트 상승했다. 장 초반 85,300원에서 출발해 99,000원까지 고가를 높이며 52주 최고가 영역을 재차 테스트하고 있고, 거래량은 160만주를 웃돌며 직전 거래일 대비 크게 늘었다. 시가총액은 약 1조400억 원으로 코스닥 67위에 올라 중형 성장주 그룹에 속한다.

디앤디파마텍[3478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디앤디파마텍[347850] 최근 3개월 주가변동 추이 / 네이버증권

최근 한 달간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글로벌 비만 치료제와 MASH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시장에서는 DD01의 해외 특허권 확장과 미국 임상 2상 진척, 경구용 비만치료제 MET-GGo의 전임상 데이터 공개, 멧세라를 둘러싼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 인수전 소식이 맞물리며 디앤디파마텍을 비만·간질환 신약 관련주 가운데 대표 수혜 종목으로 재분류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평가한다. 여기에 일동제약의 지분 전량 매각 이슈가 단기 수급 변동성을 키우면서도, 결과적으로 유통 물량 조정과 테마 프리미엄 확대를 동시에 자극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 흐름을 보면 디앤디파마텍은 10월 21일 약 42,000원대에서 출발해 11월 21일 95,000원대까지 올라 한 달 사이 약 125퍼센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저점은 10월 24일 약 42,000원 초반, 고점은 11월 21일 95,000원대 종가와 99,000원대 장중 고가로, 1개월 사이 저점 대비 두 배를 훌쩍 넘는 레벨업을 기록했다. 6개월로 범위를 넓히면 6월 초 약 19,000원대에서 현재가 수준까지 약 312퍼센트 상승하면서 구조적 상승 추세로 전환된 모양새다. 20일선과 60일선 모두 우상향하며 단기 급등이 중기 상승 추세로 확산되는 패턴이 관찰된다.

 

거래량과 수급도 상승 탄력이 집중된 11월 들어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최근 한 달간 일평균 거래량은 약 83만주로, 직전 6개월 평균 53만주 안팎 대비 50퍼센트 이상 늘었다. 11월 21일에는 장 초반부터 160만주가 넘는 대량 거래가 수반되며 이전 고점대였던 94,000원 부근 매물을 흡수하고 가격 상단을 열어가는 흐름이다. 단기적으로는 신약 관련 뉴스 발표 직후 거래량이 급증했다가 숨 고르기에 들어가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어, 이벤트 중심 재료에 민감한 단기 매매 수급이 크게 유입된 것으로 해석된다.

 

주체별 수급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최근 일주일간 순매도가 우위다. 11월 13일부터 20일까지 외국인은 약 18만주, 기관은 약 27만주를 순매도해 단기 차익 실현 성격의 물량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같은 기간 주가는 9만원선 안착 이후 조정과 재상승을 반복하고 있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개인과 일부 신규 투자자가 받아내는 수급 구조가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도에 나설 때는 주가가 하루 이틀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매도 강도가 완화되면 다시 매수세가 유입되며 단기 반등이 강화되는 패턴도 포착된다.

 

동종 업계와의 상대 평가에서는 디앤디파마텍이 중형 파이프라인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동일 업종으로 거론되는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펩트론, 코오롱티슈진과 비교하면 디앤디파마텍의 시가총액 약 1조400억 원은 2조 원 안팎인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보다는 작고, 수천억 원대인 펩트론과 코오롱티슈진보다는 큰 중위권이다. 최근 등락률은 약 8퍼센트 상승으로, 같은 기간 하락세를 보인 알테오젠·에이비엘바이오·펩트론보다 양호하지만, 10퍼센트대 상승률을 기록한 코오롱티슈진보다는 다소 낮다. 외국인 보유 비율은 2.63퍼센트로 동종사 5∼15퍼센트 대비 낮은 편이어서 향후 외국인 지분 확대 여부가 중기 수급 변수로 거론된다.

 

재무와 밸류에이션을 보면 디앤디파마텍은 본격 실적 단계 이전의 연구개발 중심 바이오 기업 성격이 뚜렷하다. 연간 매출액은 2022년 6억 원에서 2023년 187억 원으로 뛰었지만, 2024년 114억 원, 2025년 예상치 0원 등으로 기술이전 수익에 따라 변동성이 큰 구조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마이너스 687억 원, 2023년 마이너스 135억 원, 2024년 마이너스 250억 원 수준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2025년에도 영업손실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2024년 기준 자기자본이익률은 마이너스 49퍼센트 수준이다. 다만 부채비율이 40퍼센트 안팎, 당좌비율이 300∼800퍼센트로 재무구조 자체는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와 목표주가는 아직 제시되지 않아 기관 커버리지가 두텁지 않은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회사가 개발 중인 MASH 치료제 DD01의 특허권 확장이다. 11월 12일 발표된 DD01 이스라엘 특허 등록 결정이 핵심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DD01은 GLP-1과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이중작용제로, 이미 미국과 호주, 러시아에서 특허를 확보한 데 이어 이스라엘 특허청에서도 등록이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DD01의 독창성과 진보성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중동 지역에서의 사업화 가능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DD01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 2상에서 지방간 감소와 섬유화 개선 신호를 제시한 바 있어, 특허와 임상 데이터가 동시에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두 번째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MET-GGo 관련 전임상 데이터다. 11월 초 공개된 전임상 결과에서 MET-GGo가 반감기와 흡수 지표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존 주사형 GLP-1 계열 대비 장점이 부각됐고, 이 소식이 투자 심리를 개선했다. MET-GGo는 경구 GLP-1·GIP 이중작용제로, 디앤디파마텍이 멧세라에 이전한 6종의 경구 비만약 파이프라인 가운데 핵심 자산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디앤디파마텍을 경구 비만약 플랫폼 기업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세 번째로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의 인수합병 경쟁 구도가 주가에 촉매로 작용했다. 화이자와 노보 노디스크가 멧세라 인수전에 참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디앤디파마텍이 신고가를 경신한 점이 대표적이다. 멧세라가 보유한 핵심 자산 상당수가 디앤디파마텍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어떤 글로벌 제약사가 인수하더라도 디앤디파마텍이 추가 마일스톤과 로열티를 수령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비만약 시장에 대한 기대가 인수합병 이벤트와 함께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네 번째로 일동제약의 지분 매각은 단기 부담과 중장기 긍정 요인이 공존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일동제약은 보유 지분 53,023주, 지분율 0.49퍼센트를 처분해 초기 투자액 대비 약 4배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시 직후 단기적으로는 매물 부담 우려가 부각되며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후 비만과 MASH 신약 모멘텀이 이어지면서 주가는 다시 상승 흐름으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으로 오버행 이슈가 완화되고 유통 물량이 재조정되면서 중장기 측면에서는 수급 부담이 줄어들 여지도 있다고 본다.

 

테마 측면에서 디앤디파마텍은 비만, 대사질환, 간질환 관련주의 대표 종목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GLP-1·GIP 기반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과 MASH 신약 개발이 동시에 진행되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부각되고 있다. 경영진이 간질환 시장을 차세대 성장축으로 제시한 만큼 향후 DD01을 비롯한 간질환 임상 결과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동일 업종 비교에서는 강점과 한계가 뚜렷하다. 경구 GLP-1 플랫폼과 MASH 신약이라는 파이프라인 구성은 경쟁사 대비 차별점으로 꼽힌다. 일부 지표에서 영업이익 증가율이 개선되는 흐름이 감지되는 점도 성장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반면 매출 규모가 아직 크지 않고, 지속적인 영업 적자를 기록 중이라는 점에서 수익성 측면에서는 동종사 대비 보수적 평가를 받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향후 임상 성과와 추가 기술이전 이벤트가 디앤디파마텍 밸류에이션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향후 주가 전망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9만원선 지지 여부가 주요 분수령으로 거론된다. 21일 장중 99,000원까지 상승한 만큼 10만원선 돌파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9만원선이 이탈될 경우 8만원대까지 조정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중기적으로는 DD01 미국 임상 2상 주요 데이터 공개 시점과 결과, MET-GGo의 임상 진입 일정, 글로벌 제약사와의 추가 파트너링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신약 개발 기업 특성상 임상 일정과 데이터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비만과 대사질환 테마에 대한 기대가 이미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임상 성과와 상업화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계약 구조가 뒤따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더불어 글로벌 파트너십 구조 변화에 따라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 전망이 달라질 수 있고, 지수와 관계없이 개별 뉴스에 따라 급등과 급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고려 사항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디앤디파마텍을 비롯한 비만 치료제 관련 바이오주의 실적 전환 시기와 임상 리스크 관리 수준이 향후 업종 내 재평가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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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파마텍#dd01#met-g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