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니켈 장수명 배터리”…삼성SDI, 저장용량·수명 동시혁신
리튬이온 이차전지의 핵심 양극 소재 기술이 한층 진화했다. 김민한 삼성SDI 수석연구원은 세계 최고 수준의 용량을 갖춘 장수명 하이니켈 양극활물질을 개발해, 국내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기술은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의 수요에 맞춰 배터리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고, 동시에 제품 수명까지 개선하는 이중 혁신을 실현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이차전지 경쟁의 변곡점”으로 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는 9월 대한민국 엔지니어상 수상자로 김민한 삼성SDI 수석연구원을 선정했다. 김 연구원은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양극활물질’ 원천 기술을 통해, 리튬이온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 용량(부피당 820mAh/cc)과 제품 수명(10% 이상 증가) 모두를 크게 개선했다. 하이니켈 양극은 기존 양극 소재 대비 전기 저장 효율이 높지만, 구조 불안정에 따른 내구성 저하가 약점이었다. 이번에는 입자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고 표면 안정화 코팅 공정을 더해, 충·방전 반복에도 구조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이 하이니켈 양극 소재는 특히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리미엄 IT기기 등 차세대 고용량·고효율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분야에서 각광받는다. 실제, 제품 양산 및 기술 이전까지 달성해 산업 내 기술 우위를 확보했다. 사용자는 차량 1회 충전 주행거리 증가, 배터리 교체주기 연장 등 체감효과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리튬이온 배터리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국, 일본,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고용량·장수명 양극 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샘플스케일 기술을 뛰어넘어 실제 양산까지 이어진 사례는 드물어, 삼성SDI의 경쟁력이 한층 확고해졌다는 시각도 있다.
한편, 이번 엔지니어상 공동수상자인 조영진 포스콤 이사는 초경량·초소형 휴대용 엑스레이 기기(2.9kg)를 개발해, 현장 진단의 제약을 크게 낮췄다. 저전압 승압 기술과 AI 피폭저감 솔루션까지 적용해, 기존 대형 방사선 장비의 무게·용량·피폭 문제를 개선했다. 이 제품은 CES 2025에서 최고혁신상도 수상하며, 의료기기 산업 내 주목을 받고 있다.
배터리, 의료기기 등 첨단 IT·바이오 융합 기술의 상용화가 진행되는 만큼, 향후 식약처, 해외 인증 등 규제 대응이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혁신적 소재 개발과 동시에 글로벌 표준을 확보하는 것이 시장 확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는 하이니켈 양극 소재 등 배터리 혁신 기술이 실제 전기차와 IT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인증, 산업 생태계 혁신의 균형이 이차전지 경쟁력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