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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클라우드 전환 속도전 NHN클라우드 iM과 손잡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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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국산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저축은행·핀테크를 중심으로 핵심 시스템을 온프레미스에서 클라우드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금융 IT 운영 경험과 클라우드 인프라 역량을 결합한 파트너십이 시장 판도를 가를 변수로 떠오른다. 업계는 이번 협력이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NHN클라우드는 18일 iM데이터시스템과 클라우드 구축 및 디지털 전환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NHN클라우드 허희도 클라우드사업본부장과 iM데이터시스템 김경화 ICT본부장을 포함한 양사 주요 관계자가 참석해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iM데이터시스템은 iM금융그룹 계열 IT 전문기업으로, 시스템 통합과 운영, IT 아웃소싱, 시스템 컨설팅, 솔루션 개발 등을 수행해 왔다. 특히 여신·수신·채널·리스크 관리 등 금융 핵심 시스템 구축과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를 다수 수행해 금융 IT 특화 역량을 축적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기반으로 iM금융그룹 핵심 서비스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을 추진한다. 금융 특화 클라우드로 분류되는 영역인 만큼, 전자금융감독규정과 금융보안원의 클라우드 이용 가이드 등 규제 요구사항을 충족하는 아키텍처 설계와 이중화 구조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NHN클라우드는 보안 인증을 갖춘 금융 특화 존을 중심으로 인프라를 제공하고, iM데이터시스템은 개별 시스템 특성에 맞는 마이그레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는 계정계처럼 지연에 민감한 업무는 단계적 이전과 하이브리드 구조를, 마이데이터·오픈뱅킹·분석계처럼 확장성이 중요한 시스템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구조를 우선 적용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NHN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컨테이너 기반 플랫폼과 관리형 데이터베이스, 보안·모니터링 서비스 등을 활용해 운영 효율과 장애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iM데이터시스템은 iM금융그룹 전체의 디지털 전환 전략과 클라우드 도입 로드맵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룹 내 은행·저축은행·캐피털 등 계열사별 업무 특성을 반영한 전환 우선순위를 정하고, NHN클라우드 기반 특화 서비스 기획과 대외 사업 확대까지 연계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외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한 SI·운영 사업으로 확장할 여지도 생긴다.  

 

NHN클라우드는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컴플라이언스 지원과 컨설팅을 제공한다. 마이데이터, 신용정보,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민감정보를 다루는 만큼 데이터 암호화, 접근통제, 로그관리, 망분리 대체 기술 등 규제 준수가 핵심이다. 기존 금융권 구축 프로젝트를 통해 확보한 사례를 토대로, 설계 단계부터 규제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바이 디자인’ 접근법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국내 금융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 대형 통신사, 토종 클라우드 사업자가 경쟁 중이다. 글로벌 사업자는 대규모 인프라와 다양한 서비스 라인업을 강점으로 내세우지만, 데이터 주권과 금융 규제 대응 과정에서 토종 사업자에게 기회가 생길 여지도 있다. NHN클라우드는 금융 특화 존, 국산 클라우드 기반 마이데이터 인프라 구축 경험 등을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해 왔다. 이번 협력으로 특정 금융그룹의 전사 디지털 전환을 동시다발적으로 지원하는 레퍼런스를 추가할 경우, 국내 금융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가능성도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금융권 클라우드 도입이 주류로 자리 잡는 흐름이다. 미국과 유럽 주요 은행은 규제기관과 협의해 중요 업무 시스템까지도 단계적으로 클라우드로 옮기고 있으며, 멀티 클라우드와 재난복구 체계를 통해 특정 사업자 종속과 장애 위험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금융권 역시 클라우드 전환 비율을 높이면서, 국산 클라우드와 글로벌 클라우드를 병행하는 전략을 채택하는 추세다.  

 

규제 측면에서는 금융당국이 전자금융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클라우드 이용 범위를 넓혀 왔지만, 동시에 보안성 심의, 데이터 국외 이전,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에서 금융사와 클라우드 사업자 모두에게 높은 수준의 관리 체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번 협력에서도 금융보안 규정 준수와 장애·사고 대응 프로세스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사업 성패를 가를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경화 iM데이터시스템 본부장은 이번 협약이 금융 IT 전문성과 클라우드 인프라 역량을 결합해 금융권 디지털 전환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에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전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그룹 차원의 전략 수립과 실행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허희도 NHN클라우드 본부장은 검증된 금융 클라우드 인프라와 iM데이터시스템의 금융 IT 전문성이 결합돼 금융 디지털 전환 분야에서 의미 있는 시너지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과 서비스 혁신을 위해 기술 지원과 공동 사업 발굴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NHN클라우드는 그간 여러 금융기관의 클라우드 구축과 전환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금융 IT 환경에 대한 이해와 운영 노하우를 쌓아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금융권 클라우드 전환 수요를 자극해 국산 클라우드 생태계 확장으로 이어질지, 그리고 금융 IT 운영 모델 전환의 계기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산업계는 금융 규제와 보안을 전제로 한 클라우드 도입 속도와, 금융사가 스스로 디지털 조직과 문화를 바꾸는 속도 사이의 균형이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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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클라우드#im데이터시스템#im금융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