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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 밤하늘 수놓은 불꽃”…6000년 선사문화, 축제로 피어오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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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울 강동구 암사동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과거엔 유적지로만 여겨지던 이곳이, 어느새 세대와 감각을 잇는 축제의 공간이 됐다. 거친 흙을 만지고, 밤하늘의 불꽃 아래 희미한 선사인의 숨결을 상상하는 순간, 사소한 일상이 특별한 의미로 겹쳐진다.

 

거리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저마다의 설렘을 품고 축제장을 누빈다. SNS에는 “올해는 무엇을 체험할까”, “볏짚 향에 추억이 소환된다”는 인증이 이어지고, 먹거리장터 앞의 줄은 사라질 줄을 모른다. 관람객들은 사방에서 바람, 불, 흙, 물로 테마화된 공간을 오가며 시대를 넘나드는 체험을 경험한다. “직접 불 피워 고기를 구워 먹으니 옛사람이 된 것 같다”는 한 시민의 소감처럼, 선사시대의 하루가 오늘의 감각으로 되살아난다.

먹거리장터부터 불꽃쇼까지…‘강동선사문화축제’ 서울 강동에서 3일간 열린다
먹거리장터부터 불꽃쇼까지…‘강동선사문화축제’ 서울 강동에서 3일간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테마 축제의 재방문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최근 가족 단위 체험 축제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특히 올해는 암사동 유적 발견 100주년이 겹치며, 세대를 뛰어넘어 현장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도심 속 시간 여행의 욕구’로 해석한다. 문화기획자 김지우 씨는 “일상에 지친 도시인에게, 암사동 유적마을의 체험은 나만의 속도를 찾는 계기가 된다”며 “선사축제의 본질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시간의 깊이를 느끼는 경험에 있다”고 표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불꽃쇼 보며 아이와 손을 잡고 걸었다”, “요즘 축제 중엔 정말 살아있는 이야기라 마음이 간다”며, 축제를 추억하거나 새로운 가족의 기억을 쌓는 이야기들이 공감대를 형성한다. 과거를 재현하는 바위절 호상놀이, 숲속무대의 공연, 바비큐와 족욕, 고고학 체험 등 모든 체험이 “나도 선사인 같았다”고 고백하게 만든다.

 

세월과 취향을 넘어, 암사동 선사문화축제는 오늘의 우리에게 “시간을 되짚고, 나를 돌아보는 여정”을 제안한다. 단지 유적지에서 벗어나, 삶의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의 리듬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작고 사소한 몸짓으로도 결국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새로워지고 있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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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선사문화축제#암사동유적#선사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