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심판이냐 정당화냐”…여의도 집회전 예고된 정면 충돌
12·3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은 3일, 계엄을 둘러싼 정치적 충돌 지점이 여의도 거리로 번지고 있다. 진보·보수 진영 단체들이 국회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며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진보 성향 단체들은 계엄 사태를 내란외환으로 규정하며 청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이날 오후 7시, 진보단체 연대체인 내란청산·사회대개혁 비상행동 기록기념위원회, 약칭 비상행동은 서울 지하철 국회의사당역 6번 출구 인근에서 12·3 내란외환 청산과 종식, 사회대개혁 시민대행진을 진행한다.

비상행동은 약 3천명이 집결해 계엄 저지 1주년을 기념하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국민의힘 중앙당사 방향으로 행진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인사들도 참여할 예정이다. 비상행동은 과거 탄핵 찬성 집회를 주도했던 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재구성된 단체로, 계엄 책임 규명과 정치·사회 구조 개혁을 요구해 왔다.
보수 진영 단체들은 같은 시각 국회 앞에서 맞불 집회를 예고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해 온 자유민주주의 청년들은 오후 5시부터 국회의사당역 2번 출구 인근에서 약 100명이 모여 12·3 계몽절 집회를 연다. 이들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비상행동의 시민대행진 시간대인 오후 7시에 맞춰 별도 집회를 이어갈 방침이다.
자유민주주의 청년들은 계엄이 선포된 시각으로 알려진 오후 10시 27분에 맞춰 상징적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주최 측은 계엄을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조치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 단체들의 움직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신자유연대는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 퇴진을 촉구할 계획이다. 자유대학도 오후 3시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별도 집회를 열어 같은 요구를 반복하는 한편, 국민의힘 내부 일각에서 제기된 계엄 사태에 대한 당 차원의 사과 요구에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수도권 도심에서도 친윤석열 전 대통령 단체의 집회가 이어진다.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 B.O.S.S홍대는 이날 오전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이후 용산 대통령실 인근으로 행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단체는 거리 행진을 통해 현 정부와 이재명 대통령 책임론을 부각하겠다는 구상으로 알려졌다.
여야 진영이 거리에서까지 첨예하게 맞서면서, 국회 안팎의 계엄 책임 공방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진보 진영은 국회 차원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거듭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며, 보수 진영은 계엄의 필요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며 맞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계엄 1년을 둘러싼 해석 차이를 좁히지 못한 채 거리와 의회에서 동시다발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는 관련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논의를 통해 계엄 사태에 대한 제도 개선과 책임 규명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며, 여야 대립 수위에 따라 향후 정국이 다시 격랑에 휩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