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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가을, 바람과 햇살 사이”…대자연 속 휴식이 일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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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의 가을, 바람과 햇살 사이”…대자연 속 휴식이 일상이 된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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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고르는 기준이 달라졌다. 이제는 화려한 명소보다 마음에 여백을 주는 자연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가을이 성큼 다가온 9월, 평창의 맑은 하늘 아래 걷는 시간은 작고 사소한 휴식일지라도 삶의 리듬을 다시 조율하게 한다.

 

요즘은 대관령양떼목장의 푸른 초원에서 양떼와 함께 바람을 느끼거나,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 기대어 가다듬은 숨을 내쉬는 여행자가 늘었다. 완만한 언덕길을 따라 산책로를 걷다 보면 발끝에서 전해지는 흙 내음이 아늑하다. SNS에서는 양들과 자연 속 인증샷이 연일 공유되며, “여기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다”고 고백한 후기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평창
사진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평창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공개된 강원 관광 빅데이터에 따르면, 자연 속 체험이나 명상·산책을 주요 목적으로 평창을 찾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20~30대는 물론, 워케이션과 가족 단위 여행객까지 고루 몰리며 지역 숙박 예약도 가을철에 이미 포화 상태에 가까워졌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을 “쉼과 사색의 여행”이라 부른다. 여행 칼럼니스트 이연주는 “대자연에서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체험이 점점 더 각광받고 있다”며 “걷기와 명상, 자연의 리듬에 맞춘 일정이 진정한 휴식의 본질임을 깨닫게 한다”고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아이와 나란히 양떼목장 산책하는 시간이 뭐라 말할 수 없는 위로가 됐다”,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서는 마음까지 깊어진다”는 실감 어린 목소리가 잇따른다. 육백마지기의 탁 트인 고원에서는 해 질 녘 붉게 물드는 경치에 “그림 같은 풍경 앞에서 나도 모르게 숨을 골랐다”는 감상도 등장했다.

 

누군가는 평창에서 작은 사색의 순간을 담아가고, 누군가는 계절의 변화와 고즈넉한 문화유산 사이에서 자신만의 쉼을 찾는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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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대관령양떼목장#월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