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심전도 의료기기”…에이티센스·웰리시스, 미국 시장 본격 진입
웨어러블 심전도 측정 기술들이 미국 의료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국내 기업인 에이티센스와 웰리시스 등은 자사의 장기 심전도 모니터링 기기, 인공지능 기반 분석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세계 1위 심전도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미국은 장기 연속 심전도 측정에 대한 보험 수가, 데이터 연동 시스템 등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이번 한국 기업의 진출이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에이티센스는 최근 미국 주요 유통사와 웨어러블 심전도 기기 ‘에이티패치’, 분석 소프트웨어 ‘에이티리포트’의 대규모 연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에이티패치는 한번 부착으로 최대 14일간 배터리 교체나 충전 없이 연속 심전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IP44·IP57 수준의 방진·방수 기능과 초경량 설계로 일상생활, 샤워 중에도 사용이 용이하다. 데이터는 별도 소프트웨어로 수집·분석돼,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환자 상태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다. 공급 물량은 내년 10만 대(약 100억 원어치)를 시작으로, 3년간 약 45만 대(총 500억 원대)로 확대된다.

웰리시스 역시 미국 시장에서 ‘S-Patch ExL’로 주목받고 있다. 이 기기는 FDA 승인을 받은 초경량 웨어러블 심전도 패치로, 14일간 고해상도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측정한다. 또 인공지능 실시간 분석 기능을 접목해 심혈관 질환 조기진단 및 환자 모니터링 효율성을 높였다. 웰리시스는 현지 독립진단검사기관(IDTF) 및 연구기관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미국의 위탁 검사와 모바일 원격 모니터링 환경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구현하고 있다.
기술적으로 두 회사의 기기는 기존 단기 홀터(Holter) 검사 대비 검사 기간과 데이터 정밀도가 월등하다. 병원이나 임상시험, 환자 가정 등 다양한 현장에서 API 연동 시스템, 모빌리티 기반 서비스로 의료지원을 확장한다. 특히 미국 시장에선 장기 심전도 검사(Extended Holter), 실시간 모바일 심장 모니터링(MCT) 등 보험 적용 범위가 넓고, 사용자 편의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한편 이러한 추세에 맞춰 지난해 메쥬의 ‘하이카디플러스 H100’, 씨어스테크놀로지 등 국내 의료기기 업체도 미국 FDA 허가 또는 심사에 돌입하며, 디지털 심전도 분야 글로벌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내 기존 선두 기업인 아이리듬(Irhythm) 등과의 본격적 기술 경쟁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특히 미국은 의료기기의 안전성·효과성 입증을 중시하는 까다로운 인증 환경이어서, 국내 기업들의 FDA 승인 기록 역시 신뢰 확보와 시장 경쟁력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내 장기 연속 심전도 패치 시장이 연 2조 원 규모로 추산되고, 만성질환 환자 모니터링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런 디지털 웨어러블 기기의 성장 여력이 매우 클 것으로 본다. 웰리시스 전영협 대표는 심전도 분석 기술 고도화와 연구기관·서비스 기업 연계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의 이번 미국시장 진출과 기술 입증은 단순 심전도 측정 장비를 넘어 글로벌 원격의료, 정밀의료 시장에서의 플랫폼 경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