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12월 금리 인하 여지 남아”…뉴욕연은 발언에 뉴욕증시 급반등, 기대 심리 확산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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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21일, 미국(USA) 뉴욕 증권시장에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높아지며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이번 움직임은 연준 핵심 인사의 발언을 계기로 통화정책 기조가 완화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을 키우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현지시각 기준 21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3.15포인트(1.08%) 오른 46,245.4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4.23포인트(0.98%) 상승한 6,602.99, 나스닥 종합지수는 195.03포인트(0.88%) 뛴 22,273.08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특히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을 통화정책 방향 전환 신호로 받아들이며 위험자산 선호를 키웠다.

뉴욕증시, 12월 금리 인하 기대에 일제 반등…다우 1.08% 상승 마감
뉴욕증시, 12월 금리 인하 기대에 일제 반등…다우 1.08% 상승 마감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공개 연설에서 최근 연준의 조치로 긴축 강도가 일정 부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의 통화정책 수준을 여전히 “완만하게 긴축적”이라고 규정하며 물가 안정을 위한 경계심을 유지했다. 그와 동시에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조정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언급해,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금리 인하 가능성 시사로 해석했다. 뉴욕 연은이 공개시장운영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개인 의견을 넘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조율된 메시지일 수 있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이 같은 발언은 곧바로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9∼10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은 이날 뉴욕증시 개장 무렵 약 71.5%로 관측됐다. 불과 하루 전만 해도 인하 가능성은 39% 수준에 머물렀으나, 연준 핵심 인사의 메시지 이후 하루 만에 30%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연준이 12월 회의를 기점으로 긴축 사이클 종료와 인하 국면 진입을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금리 하향 기대가 실물경제와 기업이익을 뒷받침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소비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주택·인테리어 수요를 반영하는 홈디포와 외식·커피 프랜차이즈를 가진 스타벅스, 글로벌 패스트푸드 업체 맥도널드는 각각 3.29%, 3.30%, 1.71% 상승했다. 금리 부담 완화에 따른 가계 소비 여건 개선 전망이 이들 임의소비재 업종 주가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대중 수출 규제 완화 관측에 따라 장중 내내 등락을 반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연산에 쓰이는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의 중국 수출 허용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규제 완화 시 매출 확대 기대와 지정학적 리스크 경계가 교차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결국 0.97% 하락 마감해 그간 이어진 강세 흐름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다.

 

제약·바이오 섹터에서는 비만 치료제 ‘젭바운드’를 판매하는 일라이일리가 강세를 이어갔다. 일라이일리 주가는 1.57% 상승하며 미국 제약사로는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천470조 원)를 넘어서는 이정표를 세웠다. 고부가가치 혁신 의약품 수요 확대와 더불어, 금리 인하 기대가 성장주와 헬스케어 업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증시 반등을 연준의 정책 전환 가능성에 대한 선제적 베팅으로 보고 있다. 투자회사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가는 연준이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가 “주식시장 전반에 순풍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향후 발표될 물가와 고용 지표에 따라 인하 폭과 속도가 조정될 수 있다며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경고했다.

 

연준의 스탠스 변화 조짐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과 각국 통화정책에도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하는 신흥국 통화 가치와 자본 흐름, 유럽 주요국과 일본(Japan)의 통화정책 조정 여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12월 FOMC를 앞두고 연준 인사들의 추가 발언과 경제 지표를 면밀히 점검하며, 금리 전망 변화에 따른 증시 방향성을 가늠하려 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연준이 예고한 통화정책 조정 가능성이 실제 조치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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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존윌리엄스#연방준비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