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호진, 절절한 부성애로 명장면 탄생”…‘착한 사나이’ 마지막회 아버지의 눈물→시청자 심금 울렸다
여름 저녁, 빛바랜 거실에서 천호진이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한때 모두의 두려움이었던 박실곤의 그림자는 ‘착한 사나이’의 마지막 회에서 한 꺼풀 벗겨지고, 남겨진 가족들과의 시간 속으로 한 걸음씩 들어갔다. 묵직한 목소리와 흔들리는 눈빛은 결국 아버지의 후회와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를 두 눈으로 보여주었다.
‘착한 사나이’에서 천호진이 그려낸 박실곤은 지난날 전국구 건달로서의 위압과 달리 평범한 일상을 지키며 세 남매를 향한 무거운 책임감을 품은 인물로 완성됐다. 주변을 압도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가족 안에서 불안과 슬픔, 안타까움을 자신의 방식으로 감싸 안았다. 천호진은 가슴에 드리운 그늘과 깊은 울림을 단 하나의 대사, 때로는 명확한 침묵에 담아내 모두의 공감을 자아냈다.

진짜 절정은 아들 박석철이 칼에 찔려 쓰러지는 장면이었다. “너를 이 길로 들이는 게 아니었는데”라는 한 마디에선 차오르는 자책과 평생 눌러온 부정(父情)이 한꺼번에 터졌다. 드러내지 못한 눈물이 벽을 타고 흐르듯, 박실곤의 무거운 눈동자와 일그러진 표정, 힘없이 떨리는 손끝이 오랜 세월 곱씹은 후회의 서사를 빚어냈다.
반면 막내딸 박석희가 자신의 미래를 포기해 아버지의 빚을 갚겠다고 선언할 때, 천호진은 한없이 작아진 아버지의 마음을 현실적인 언어와 행동으로 그려냈다. 그는 “내가 딸내미 앞길을 막았다. 참 못났다”는 대사와 더불어 무너지는 시선, 조심스레 손을 얹는 제스처 등 극적인 디테일 하나하나에서 깊이를 더했다. 대사보다 깊은 침묵, 눈빛과 손길로 전달된 복잡한 감정은 시청자 가슴에 뭉근한 파동을 남겼다.
이처럼, 천호진만이 소화할 수 있는 아버지의 절절한 진심은 ‘착한 사나이’의 중심을 단단하게 지키며 더 큰 울림을 전했다. 고민 끝에 내놓는 한마디, 말 없는 눈물이 모여 가족의 의미를 다시 곱씹게 한 순간들이 켜켜이 쌓였다. 박실곤이 품은 후회의 온도만큼, 보는 이들 역시 잊지 못할 감정에 잠겼다.
한편, 천호진은 '착한 사나이' 종영 뒤에도 곧장 KBS 2TV 주말드라마 ‘화려한 날들’에서 이상철 역을 맡아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8시에 또 다른 'K-아버지'의 새로운 서사를 쌓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