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의 제안 더 올렸다”…스콧 베선트 미 재무, 통상 협상 뒷이야기 밝혀
미국과 한국 간 통상 협상을 둘러싼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7월 31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CNBC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한국 협상단의 제안을 한 차례 더 상향했다고 직접 밝혀 정가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그들은 어제 오후 백악관에 왔고, 매우 좋은 제안을 제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제안을 조금 더 높였고, 그들(한국)이 15%의 상호관세를 받는 것으로 매우 좋은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상당한 양의 미국 에너지를 구매할 예정이며, 정부와 민간 기업을 통해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전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끄는 한국 협상단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한 직후 나온 것이다. 협상 과정에서는 양측이 투자 규모와 에너지 구매액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냥 오케이 사인해주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 협상액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과정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편 베선트 장관은 "우리는 많은 무역 장벽, 특히 비관세 장벽을 허물었다. 미국산 에너지 수출이 늘고 농가와 수출기업에도 득이 될 것"이라며 "한국은 미국산 제품을 선호한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와 달리 인도와의 통상 협상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베선트 장관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인도에 달려 있다"며 "대통령과 무역팀 모두 인도에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인도가 제재된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해 재판매한 점, 협상 지연 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또한, 베선트 장관은 최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중국과의 고위급 통상 회동에 관해 "중국과 합의할 조건이 갖춰졌다고 믿지만, 90일 관세 유예 시한 연장 발표는 다소 이르다"며 일부 기술적 쟁점이 남아 있음을 밝혔다. 그는 "아직 100% 합의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미국, 한국, 중국, 인도 등 주요국과의 통상 협상이 각기 다른 접점을 보이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유예 결정 등 중대 고비마다 직접 나설 것임을 시사해 향후 전개에 시선이 집중된다.
정부는 한미 통상 협상 합의에 대한 후속 조치에 주력하는 한편, 미중·미인도 통상 라운드에서도 국가 이익 수호를 위한 의제를 계속 점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