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30달러 현금 제안”…파라마운트, 워너브러더스 적대적 인수 선언에 넷플릭스 M&A 구도 흔들
현지시각 기준 8일, 미국(USA) 뉴욕 금융시장에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을 공식화하고 주주 대상 공개 매입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움직임은 워너브러더스 인수를 추진해온 넷플릭스와의 경쟁 구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되면서 글로벌 미디어·콘텐츠 시장에 긴장을 높이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주당 30달러의 현금 매입 제안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지시각 기준 8일 보도에서 CNBC는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가격이 과거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 측에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조건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번에는 경영진과의 사전 합의 없이 직접 주주 설득에 나선 만큼 명시적인 적대적 인수 시도가 된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미국(USA)과 유럽(Europe)을 중심으로 할리우드 전통 스튜디오와 글로벌 스트리밍 사업을 아우르는 핵심 미디어 기업으로, 최근 몇 년간 급변하는 콘텐츠 소비 패턴 속에서 대형 플랫폼들의 인수 타깃으로 떠올라 왔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자사의 영화·드라마 제작 역량과 방송·스트리밍 채널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해 워너브러더스와의 결합을 모색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넷플릭스와 경쟁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넷플릭스는 현지시각 기준 5일,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720억 달러 규모로 인수하기로 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넷플릭스가 제시한 워너브러더스의 주당 인수가격은 27.75달러로 알려졌다. 파라마운트가 준비 중인 주당 30달러 제안은 이보다 높은 수준으로, 워너브러더스 주주들에게 즉각적인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조건이어서 주주들의 선택을 시험하는 형국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파라마운트는 앞서 워너브러더스 경영진에 보낸 서한에서 넷플릭스 인수 시 미국(USA)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아시아 일부 국가 등 해외 시장에서도 규제 당국의 심사가 크게 강화될 것으로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에서 이미 지배적 사업자로 평가받는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흡수할 경우, 경쟁 제한과 콘텐츠 독점에 대한 반독점 조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경고는 넷플릭스와 워너브러더스 간 거래의 불확실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파라마운트는 규제 리스크를 전면에 내세우며 넷플릭스 딜이 최종 성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좌초될 소지가 크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주당 30달러의 현금 매입이라는 보다 즉각적 보상을 제시해 주주들의 지지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워너브러더스 이사회가 이미 넷플릭스와 최종 계약을 체결한 상황에서 주주 상당수가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호응할 경우, 경영진과 주주 간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적대적 인수 선언에 대해 넷플릭스 측의 공식 반응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미국(USA) 금융·미디어 업계에서는 향후 넷플릭스가 인수 가격 상향이나 계약 조건 조정을 통해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을 거론한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역시 주주 보호와 기존 계약 의무를 이유로 파라마운트의 시도를 방어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 미디어 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미국(USA) 언론은 넷플릭스와 파라마운트가 워너브러더스를 사이에 두고 벌이는 이번 경쟁을 글로벌 스트리밍·콘텐츠 패권을 둘러싼 분수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국(UK)의 BBC와 파이낸셜타임스는 파라마운트의 적대적 인수 시도에 대해 미디어 산업 내에서 전통 스튜디오와 스트리밍 플랫폼 간 경계가 더욱 희미해지는 흐름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매체는 특히 워너브러더스의 방대한 IP와 제작 인프라가 어느 진영에 귀속되느냐에 따라 향후 10년간 글로벌 콘텐츠 지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규제 심사 과정도 최대 변수로 꼽는다. 미국(USA) 연방거래위원회(FTC)와 법무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 주요 경쟁 당국이 미디어·빅테크 기업의 대형 M&A에 대해 높은 경계심을 유지해 온 만큼, 넷플릭스와의 결합이든 파라마운트와의 결합이든 어느 쪽이든 독점 및 경쟁 제한 여부에 대한 정밀 심사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미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보한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를 흡수하는 시나리오에는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강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구조 재편, 나아가 디지털 플랫폼을 둘러싼 규제 질서 변화와 맞물린 사건으로 해석한다. 미국(USA)과 유럽(Europe)을 중심으로 독점 규제와 빅테크 견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워너브러더스를 둘러싼 인수 경쟁이 어느 방향으로 귀결되느냐에 따라 다른 대형 M&A 거래들도 연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이 장기화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콘텐츠 투자와 제작 전략에 대한 재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다자 경쟁 구도가 본격화한 가운데, 주주 의사와 규제 심사, 그리고 각 사의 재무·전략적 고려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며 인수전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번 인수 경쟁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권력 지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