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에 다시 선 무대”…한국 남자배구, 프랑스와 첫 승부→16강행 운명 가른다
돌아온 11년의 기다림, 코트 위에 선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표정엔 벅참과 긴장이 번졌다. 세계 정상급 강호들과 나란히 호흡을 맞출 그 순간을 위해, 선수들은 밤늦게까지 경쾌한 스파이크 소리로 체육관을 가득 채웠다. 32개국이 맞붙는 거대한 무대, 2025 세계남자배구선수권이 새 시작을 알렸다.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은 11년 만에 세계선수권 출전의 문을 열며 14일 세계랭킹 4위 프랑스와 첫 경기를 치른다. C조 소속 한국은 프랑스를 시작으로 16일 아르헨티나, 18일 핀란드와 차례로 맞대결을 펼치며, 각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진출을 향한 본격 경쟁에 나선다.

첫 상대 프랑스는 지난해 올림픽 결승에서 폴란드를 3-0으로 제압하며 금메달을 차지한 최강 전력의 팀이다. 공격의 핵심인 장 패트리, 트레버 클레베노가 버티는 프랑스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마주할 아르헨티나는 2023 남미선수권 우승을 발판 삼아, 오거스틴 루저와 루치아노 파롱스키를 내세워 무게감을 더한다. 핀란드 역시 요나스 요켈라, 루카 마르틸라가 주축을 이룬 이른바 '고춧가루 부대'로 조별리그 향방에 변수로 남는다.
한국은 세계랭킹 25위로 C조 최하위에 속하지만, 새로운 세대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공격에서는 허수봉과 임동혁이 쌍두마차를 맡아 변화무쌍한 전개를 노리고, 황택의가 세터로 경기를 조율한다. 이사나예 라미레스 감독 체제 아래, 대표팀은 튀니지와의 연습경기로 경기 감각을 예열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관건은 프랑스와의 첫 경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이느냐에 달렸다. 조 1위가 유력한 프랑스와 치른 후, 아르헨티나와 핀란드와의 16강권 다툼에서 사상 첫 세계선수권 4강 재현의 꿈을 그린다. 대표팀은 1978년 이탈리아 대회 4위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무대를 향해, 다시 한번 묵직한 도전장을 내민다.
뜨거운 팬심과 함께하는 필리핀 마닐라의 열기 속에서, 한국 남자배구의 여정은 이제 막 첫 발을 뗐다. 14일 프랑스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표팀의 조별리그 여정과 도전의 현장은 9월 12일부터 전 세계 배구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