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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광한루원, 여름의 연꽃 풍경에 잠기다”…남원에서 만나는 전통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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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광한루원, 여름의 연꽃 풍경에 잠기다”…남원에서 만나는 전통의 일상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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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면 남원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예전엔 단순한 역사적 배경지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전통과 자연, 깊은 문화가 어우러진 여행지의 일상이 됐다.

 

전라북도 남원시는 지리산의 푸른 숲과 섬진강의 맑은 물길이 어울려 한적한 풍광을 자아낸다. 실제로 요즘 SNS에선 광한루원 산책로에서 연꽃 사진을 올리는 ‘여름 인증샷’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현지 주민 박시연(34) 씨는 “중앙연못에 연꽃이 피는 여름이면, 산책만으로도 마음이 절로 차분해진다”고 느꼈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한루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광한루원

이런 변화는 여행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남원시는 올해 6~8월 광한루원 방문객이 예년보다 약 15% 증가했다고 밝혔다. 최근엔 가족 단위나 20~30대 커플, 심지어 혼자 조용한 사색을 즐기는 ‘혼행족’의 발길도 다양하게 이어진다. 더운 날씨(평균 최고 32도, 높은 습도) 탓에 모자나 시원한 음료를 챙긴 모습도 일상적인 풍경이 되고 있다.

 

광한루원은 조선시대 대표 정원답게 고풍스러운 누각과 다리, 연못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잠시 머물다 가는 방문객들도 “춘향전의 무대에서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라 표현한다. 지리산 자락의 실상사는 통일신라 때 세워져, 선종 구산선문 중 으뜸 사찰로 꼽혀 왔다. 수난과 중건을 거친 역사의 기록은 백장암 3층 석탑 등 문화재를 통해 지금도 이어진다. 남원향토박물관의 상설 전시실에서는 2,500여 점의 자료가 남원 문화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준다.

 

전문가들은 “남원 여행의 본질은 단순한 명소 방문이 아니라, 느슨한 일상 속에서 전통과 자연의 온기를 찾는 데 있다”고 설명한다. 문화기획자 김재욱 씨는 “정원을 거닐며 과거의 숨결을 상상하거나, 박물관에서 오래된 도자기 앞에 멈춰서는 순간—그 흡입력이 남원만의 매력”이라 고백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연꽃이 있는 광한루원, 올여름 최고의 힐링이었다”, “실상사 부근의 고즈넉한 풍경 덕분에 복잡한 마음도 내려놓고 왔다” 등 각자의 추억이 덧붙여진다. 무심코 들른 박물관에서 “남원이 이렇게 다양한 역사를 품고 있는지 처음 알았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남원에서의 하루는 우리의 삶에도 작은 쉼표가 된다. 여전히 더운 날씨 속이지만, 전통과 자연이 교차하는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조용히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고 있다. ‘남원 여행’은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시간 속에 묻힌 나와 마주하는 삶의 리듬이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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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광한루원#실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