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中 제재, 한미 ‘마스가’ 프로젝트에 영향 불가피”…석종건 방사청장, 국회서 우려 표명

김서준 기자
입력

중국 정부의 대(對)한미 조선 협력 제재와 합동 무기체계 사업 지연을 둘러싼 우려가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제기됐다. 방위사업청을 이끄는 석종건 청장은 17일 “중국의 한화오션 제재 조치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에는 반드시 영향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한화오션 등 국내 방산 기업을 겨냥한 중국 상무부의 거래 금지가 한미 합작 조선업 프로젝트, 이른바 ‘마스가’ 추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질의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유용원 의원은 “중국 제재에 따라 1~2년 내 최대 6천만달러, 한화 850억원 이상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마스가와 관련한 공식 계약 체결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기에 즉각 피해가 발생하진 않는다”면서도, “필리조선소가 필요로 하는 기자재를 미국 밖에서 조달하는 과정에 여러 차질이 필연적으로 따를 수 있다”고 답했다. 반면 피해 금액 등 구체적 규모에 대해선 “아직 공식 분석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등 총 5개 미국 내 한화 계열 조선사와의 거래·협력 전면 중지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한미 조선협력 사업인 마스가의 핵심 파트너로 꼽히며,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필리조선소 방문에 나섰을 정도로 상징성이 큰 회사다.

 

이날 감사에서는 또 한미 방위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 요구도 나왔다. 유용원 의원은 “한국의 함정·항공기가 미국 정부 조달 사업에 적극 진출하려면 한미 상호국방조달협정(RDP-A) 체결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석종건 청장은 “RDP-A는 현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승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며 “마스가 프로젝트 순항을 위해서도 RDP-A가 반드시 필요하며, 이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의 의지를 미측에 충분히 전달 중”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무기체계 개발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석종건 청장은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 장기 지연 사태에 대해 “좀 더 세밀하게 사업을 관리할 필요성을 절감했다. 일부 미진한 점도 있었다”고 시인했다. 이어 “초기 이슈 때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좋았겠지만, 현 시점에선 시간·비용 부담이 상당하다”며 “이제 더 각별히 사업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KDDX 사업은 6척, 7조8천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국내 최초의 순수 독자기술 기반 이지스 구축함 프로젝트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각각 개념설계·기본설계를 맡았다. 당초 일정대로라면 2023년 기본설계를 마치고 지난해부터 세부 설계·선도함 건조에 착수했어야 하지만, 두 회사의 법적 충돌과 사업 과열 경쟁, 그리고 최근 방사청의 군사기밀 유출 문제로 인한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보안 감점 연장 조처 등으로 사업 진행이 계속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KDDX 사업뿐만 아니라 국내외 조선·방산 분야 협력 사업 전반에 대한 면밀한 점검 및 대응책 마련 필요성이 다시 부각된다. 정치권은 한편으론 국내 산업 보호, 한편으론 대외 경제·안보 리스크 관리라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국회와 정부 당국은 향후 한미 협력 확장, KDDX 사업 정상화 등과 관련해 제도적 개선과 추가 대책을 논의에 나설 전망이다.

김서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석종건#한화오션#마스가